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전북 현대가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전북은 22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빗셀 고베와 8강전을 연장전 끝에 3대 1로 승리를 거뒀다. 정규 시간에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전북은 연장전에서 연장 전반 14분에 터진 구스타보의 헤딩 결승골과 연장 후반 추가시간 문선민의 추가골로 4강 티켓을 끊었다.
전북은 6년 만에 대회 4강에 올랐다. 2016년 당시 우승을 차지한 이후 꾸준하게 대회에 참가했지만 16강과 8강에서 탈락했다. 전북은 앞선 이번 대회 16강에서 대구FC를 연장 끝에 제압하며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남은 K리그 팀이 된 바 있다.
전북은 8강전에서 빠툼 유나이티드(태국)를 4대 0으로 대파한 우라와 레즈(일본)와 오는 25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전반전에 무득점으로 마친 경기는 후반 19분 균형이 깨졌다. 고베에서 교체로 들어온 유루키 코야가 혼전 상황에서 전북 이범수 골키퍼에 맞고 흐른 공을 문전에서 차 넣었다.
다급해진 전북은 곧바로 이승기, 문선민을 동시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후반 21분 역습 찬스에서 구스타보가 찔러준 패스를 바로우가 잡아 단독 돌파 후 왼발 슛으로 골키퍼 다리 사이를 뚫고 동점골을 터트렸다.
양 팀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분투했지만, 경기는 전후반 90분을 지나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동점골을 합작한 구스타보, 바로우 콤비가 다시 골을 합작했다. 연장 전반 14분 바로우가 왼쪽에서 올린 높은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해 전북이 2대 1로 앞섰다.
급해진 고베는 연장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을 얻어내자 골키퍼까지 나와 공격에 가담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역습 찬스를 맞은 전북은 문선민이 공을 탈취하고 고베 진영까지 질주해 비어있는 골문에 가볍게 차 골을 넣었다. 문선민은 시그니처인 ‘관제탑 세리머니’를 펼치며 준결승 진출의 기쁨을 동료들과 나눴다.
경기가 끝나고 김상식 전북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잘 따라줘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고마움을 전한다”며 “경기를 뛴 선수들이나 안 뛴 선수들이나 모두 한 마음으로 임했기에 얻은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은 긴장해서 그런지 적극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았지만, 후반에는 선 실점을 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싸워 동점골을 이른 시간 내 넣을 수 있었다”며 “연장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지만, 우리 선수들의 승리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승리를 이끌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ACL 동아시아 토너먼트는 16강에 진출한 동아시아 8개 팀이 일본 사이타마에서 모여 4강전까지 치러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4강전 승리 팀은 서아시아 결승 진출 팀과 내년 2월 홈 앤드 어웨이로 우승을 다툰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