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린 미국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는 ‘K팝 천하’였다. 그룹 블랙핑크의 특별 무대에선 거문고 선율이 울려 퍼졌고, 그룹 방탄소년단은 4년 연속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블랙핑크는 이날 VMA에서 지난 19일 발표한 신곡 ‘핑크 베놈’(Pink Venom)으로 특별 무대를 꾸몄다. K팝 여성 그룹이 이 시상식에서 퍼포먼스하기는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VMA에서 공연한 여성 그룹은 TLC, 스파이스걸스, 피프스 하모니 등 세 팀뿐이었다.
무대는 분홍색과 검은색을 테마로 꾸며졌다. ‘핑크 베놈’ 온라인 표지와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했던 분홍 송곳니가 무대 위쪽에서 번뜩였고, 객석에선 블랙핑크 공식 응원봉이 발광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등 팝스타들은 SNS에 블랙핑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환호했다. 외신에선 “분홍색 연기가 무대에 흐르고 블랙핑크가 불꽃같은 보컬, 날카로운 안무와 함께 튀어나왔다”(빌보드), “블랙핑크가 폭발적인 ‘핑크 베놈’ 퍼포먼스로 역사를 썼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블랙핑크는 앞서 개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게임 콘서트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를 수상했다. 멤버 리사는 솔로곡 ‘라 리사’로 베스트 K팝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K팝 솔로 가수 최초의 VMA 수상이었다. 무대에 오른 리사는 영어로 “무척 행복하다. 솔로 프로젝트에 함께 해준 테디, YG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가장 소중한 블링크(블랙핑크 팬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블랙핑크, 이매진 드래곤스, 실크소닉 등과 경합한 끝에 올해의 그룹 트로피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이어진 수상이다. 지난해 ‘버터’로 VMA에서 7개 부문 후보로 올라 3개 부문에서 수상했던 방탄소년단은 올해도 6개 부문 후보 지명 및 최고의 그룹상 수상으로 승전보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수상 소감을 따로 밝히진 않았다.
같은 소속사 식구인 그룹 세븐틴은 베스트 뉴 아티스트,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 베스트 K팝 등 3개 부문 후보로 올라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세븐틴이 VMA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