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그룹 샤이니 멤버 키의 신곡 ‘가솔린’ 뮤직비디오 감상평을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온몸을 번쩍이게 하는 황금빛 의상을 시작으로, 어깨와 몸 선을 강조한 가죽 의상, 비즈 장식이 잔뜩 달린 하늘색 의상, 망사, 하네스, 얼굴 체인까지, 키는 강렬한 비주얼로 보는 이의 혼을 빼놓는다. K팝의 최첨단을 달리는 SM엔터테인먼트 안에서도 키는 파격의 정점에 섰다. 30일 오후 6시 신보 발매를 앞두고 이날 온라인에서 만난 키는 “엄청나게 파격적인 비디오를 만들고 싶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정전기에도 폭발하는 가솔린, 저를 투영했어요”
키는 ‘가솔린’ 뮤직비디오에서 인간과 신의 경계에 선 모습을 보여준다. “나만의 왕국이나 세계를 가진 초월자”를 표현하기 위해 파격적인 의상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강렬한 비주얼은 노래의 에너지와도 일맥상통한다. 프로듀서 켄지와 문샤인 등이 만든 힙합댄스 트랙 위로 키는 “뜨거워진 가솔린처럼 달려”라고 랩을 하며 열정을 불태운다. 그는 “가솔린은 작은 정전기에도 폭발하는 연료”라면서 “그 모습에 나를 투영하고 싶었다”고 했다. 키는 지난 20일 경기 수원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합동 공연에서 이 곡을 미리 선보였다. 소속사 직원 사이에서 선공개를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지만, “많은 관객 앞에서 공연할 기회가 흔치 않으니 보여줄 수 있을 때 무대를 꾸며보자”는 각오였다고 한다. 키는 “현장에서 팬들의 함성을 들으니 선공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영혼 깃든 레트로, 흉내 낼 수 없는 매력 있죠”
‘가솔린’이 실린 정규 2집은 키의 손때가 곳곳에 묻은 음반이다. 그는 수록곡 선곡, 음반 표지 및 뮤직비디오 콘셉트 선정 등 음반 제작에 적극 참여했다. ‘가솔린’ ‘G.O.A.T’ ‘프라우드’(Proud) 등 신곡 가사도 직접 썼다. 그는 음반에서 어른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고(G.O.A.T), 열심히 달려온 자신을 격려(프라우드)하는 등 진솔한 속내를 드러낸다. 키는 “내 이야기가 들어가야 음반에 생명력이 깃든다고 봤다”고 털어놨다. 음악과 비주얼에선 키의 복고 사랑이 돋보인다. 그는 “레트로엔 영혼이 깃들었다. 조금 어설퍼도 레트로가 주는 매력을 따라갈 수 없다”면서 “어린 시절 나를 놀라게 하고 내가 진귀하게 여기던 것(레트로)을 음반 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우회해도 결국 음악으로”
‘만능열쇠’라는 별명처럼 키는 가요계뿐 아니라 예능계에서도 블루칩으로 통한다. tvN ‘놀라운 토요일’, MBC ‘나 혼자 산다’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입담과 순발력을 보여준 덕분이다. 키는 “예능 활동을 무척 좋아하지만, (대중이) 아티스트 키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우회하더라도 (대중의 관심이) 결국 음악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라며 신보를 작업했다”고 했다. 데뷔 15년 차, 어느덧 중견 가수로 불릴 만큼 경력이 쌓였지만 키는 여전히 열정으로 뜨겁다. 지난 27~29일 일본 도쿄돔에서 SM엔터테인먼트 합동 콘서트를 마치고 이날 귀국해 바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을 정도다. 키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지해주는 팬들이 내 원동력”이라면서 “신보로 ‘새롭다’ ‘음반을 구매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