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공재개발 사업에 대한 찬반양론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재개발 반대를 위한 집회가 개최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사유재산 문제가 걸려 있어 손익을 기준으로 입장이 갈릴 수 밖에 없기에 양 측 간 꾸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H 공공재개발 추진 계속, 12곳 중 11곳 동의율 확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LH가 공공재개발에 참여하는 후보지 12곳 중 숭인1169구역을 제외한 11개 구역에서 정비구역 입안과 시행자 지정에 필요한 동의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LH는 최근 동대문구 신설1구역과 전농9구역의 공공재개발 사업 정비계획 수립 절차에 착수했다. LH는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의 협조 및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해당 구역에 대해 정비계획 변경 입안 제안을 신청한 상태다.
신설1구역과 전농9구역은 현재 LH가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 중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해당 구역에서도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신설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상가 임대인을 비롯한 몇몇 분들이 비대위 명단에 구역명을 올리는 등 반대를 지속하고 계신다”며 “다만 대부분 주민분들이 동의를 하셨고 LH 임직원 부동산 투기 사건 이후로 신뢰를 갖지 못하셨던 분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설득을 통해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반대 의견 중 부동산 투기를 문제로 주장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신설동의 경우 매매거래 자체가 몇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조회 결과 올해 신설동 내 아파트 매매 거래는 단 한 건 뿐이었고 연립, 단독주택의 경우 거래 내역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전농9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도 “앞서 반대 여론이 있었고 여전히 동의를 하지 않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는 상황”이라며 “주민 80%이상이 찬성을 했지만 이외 분들이 동의서 제출을 하지 않고 민원을 지속하셔서 설득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이번 공공재개발 사업에 대해 “마지막 남은 숭인1169구역도 동의율이 절반 정도 확보됐다”며 “신설1구역과 전농9구역의 사전 기획이 먼저 끝나 재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상태”라고 했다.
이어 “전체가 찬성하면 좋겠지만 우선 사업자 시행 등록 기준 동의율(67%)이 확보돼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반대 의견을 조율해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등 조율 가능할까···꾸준한 소통 먼저
이처럼 반대 여론에도 공공재개발 사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통합을 위한 소통 등을 강조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가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재개발 여부를 결정한다고 약속한 만큼 공청회를 비롯해 소통을 할 수 있는 채널을 늘려야 한다”며 “공공재개발의 경우 태생 자체가 기존에 있었던 사업에서 변형된 방식이기에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사유재산 문제가 걸려 있어 손익을 기준으로 입장이 갈릴 수밖에 없다”며 “다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수용해서 진행할 수 없고 다수의 동의를 받은 사업이기에 추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일일이 개인의 문제까지 다 해결할 수 없지만 공공재개발 자체가 지나친 개입 가운데 하나”라며 “현 정부의 경우 공공보다 민간 위주 사업을 강조하고 있어 공공재개발 추진 동력이 많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갈등 조율을 위해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상가 임대인들이 새로운 영업처를 찾을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늘리는 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상가 권리금 문제 등 모든 문제가 금전과 얽혀있지만 100% 보상받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