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는 추석 연휴 이후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과 함께 대출 규제 완화도 고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청약 가입자 수가 줄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등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6월 대비 1만2658명 감소했다. 미분양 주택 물량 역시 201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만호를 돌파했다.
이는 거래량 감소로 인한 ‘거래절벽’으로 이어졌다. 주택 매매거래량이 3만9600건을 기록하며 지난달 대비 21.3%,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로는 55.5% 감소했다.
정부는 그동안 속도조절론을 강조하며 대출 규제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8월부터 적용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80% 완화도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한정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규제 완화가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7월 DSR 규제 강화와 함께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수가 1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경제만랩의 조사 결과 올해 1~7월 전국 부동산 생애 첫 매수자는 26만 7066명으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시작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부동산 매수자는 2만9328명으로 지난해 대비 47.5% 감소했다.
매수심리 역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1.8로 2019년 7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방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불경기 등 대외 여건이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아 거래 감소 및 하락거래 위주라는 현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도 “소득으로 대출한도를 규제하는 DSR로 인해 집값이 올라도 대출한도는 올라가지 않는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부실화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쉽게 완화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