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결실 앞두고 휘청… 한미 포지오티닙 운명은

수출 결실 앞두고 휘청… 한미 포지오티닙 운명은

기사승인 2022-09-22 17:13:19

한미약품이 개발한 ‘포지오티닙’의 미국 허가에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미국의 파트너사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이하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폐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정부의 시스템통합적 항암 신약개발사업단과 한미약품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2014년 중국 항암제 전문 기업 루예제약과, 이듬해인 2015년에는 스펙트럼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포지오티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좌절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FDA가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데 권고 의견을 제공하는 항암제자문위원회(ODAC)가 포지오티닙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의견을 표한 브리핑문서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ODAC는 종양학 전문가 위원 15명으로 구성된 자문 기구다.

ODAC는 포지오티닙이 신속한 허가를 받을 만큼 기존 약물 대비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봤다. 투약을 받은 환자 가운데 약물 복용 후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등의 객관적 반응률(ORR)이 28%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포지오티닙 16mg용량 투약군 중 85%에서 3~4급 부작용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드러냈다.

ODAC는 신약 허가에 앞서 자문을 제공할뿐, FDA의 결정에 구속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ODAC가 부정적인 견해를 낸다고 해도 포지오티닙의 시판허가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허가 여부 결정을 앞두고 공개된 부정적 평가는 신약 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한미약품의 주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가했다.

포지오티닙 미국 허가는 하반기 한미약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였다. 포지오티닙에 앞서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롤론티스’가 이달 12일 FDA 허가를 획득했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신약인데, 국내 기업이 개발한 항암치료 분야 신약이 FDA의 승인을 받은 사례는 롤론티스가 처음이다. 이에 포지오티닙이 두번째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ODAC는 ‘신약의 신속한 승인을 위해서는 현재 사용 가능한 치료제보다 의미 있는 이점을 입증해야 하지만, 포지오티닙은 제한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는 견해를 냈다.   FDA자료 갈무리 

ODAC의 브리핑문서가 공개되자 21일 한미약품의 주가는 급락해 23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종가 28만원 대비 4만3500(15.54%) 떨어진 수준이다. 한미약품의 주가가 23만원대에 진입한 것은 앞서 1월27일 이후 8개월만이다. 22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00원 상승한 23만9500원에 그쳤다.  

포지오티닙의 허가 여부도 오는 11월24일까지 결론이 나와야 한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12월7일 FDA에 포지오티닙의 신약 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FDA는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 법(PDUFA)에 따라 의약품평가연구센터가 신청 접수 후 10개월의 기간 내 표준심사 의약품에 대한 신약 허가신청의 최소 90%에 대해 심사 및 결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변 없이 허가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항암제의 특성상 약제를 통해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위험간의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 논쟁이 있더라도 약제의 위험이 충분히 관리 가능하거나, 환자에게 주는 이익이 위험 대비 유용할 경우 신약으로 허가될 수 있다.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적정한 치료법이 없는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항암제로서,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명확하다는 것이 한미약품 측 분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HER2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혁신 치료제”라며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타 약제들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들로,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관리 가능할 뿐 아니라 포지오티닙이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위험보다 분명히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에 대해 파트너사인 스펙트럼과 함께 ODAC에서 충분히 설명해 환자들을 위한 긍정적 권고가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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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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