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제가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니깐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손흥민의 헤딩슛으로 1대 0으로 승리했다.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전에서 2대 2로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1승 1무로 9월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결과와 상관 없이 이날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이강인(마요르카)이다.
올 시즌 마요르카에서 1골 3어시스트를 기록한 이강인은 현재 라리가 도움 공동 1위에 올라있다. ‘라리가 8월의 선수’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소속팀에서 맹활약에 힘입어 약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시험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며 팬들은 기대를 모았다. 팬들은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손흥민(토트넘)이 골을 넣는 장면을 상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카메룬전에서도 단 1초도 소화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이 후반 33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부상 당한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대신 백승호(전북 현대)를 투입하면서 이강인의 출전이 좌절됐다.
이에 경기장을 찾은 일부 팬들은 경기 막바지에 접어들 때 이강인의 이름을 연호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벤투 감독이 전광판에 잡히자 야유를 쏟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선발한 모든 선수를 출전시키는 게 때에 따라 쉽지는 않다. 이번 2경기에서 이강인이 출전하기 좋은 순간이 나오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강인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때 “다시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게 돼 좋았다. 좋은 경험이었다”라면서 “선수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출전은) 제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소속팀에 돌아가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부터 월드컵에 대한 동기부여는 됐다”면서 “소속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벤투 감독이 개인적으로 해준 얘기가 있느냐’는 질문엔 “따로 얘기한 건 없고, 팀 전체에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다치지 말고 조심히 잘하고 있으라고 하셨다”고 답했다.
이강인은 자신을 연호하는 팬들에겐 “선수로서 감사했다”며 “많이 응원해주신 만큼 소속팀에 가서 더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