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에는 ‘믿고 쓰는 한국 용병’이라는 말이 있다. 해외무대에서 한국 출신 선수들이 맹활약해 생긴 수식어다. LoL e스포츠에도 각 지역 다양한 리그에서 적잖은 한국 용병들이 활약 중이다.
‘2022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이 오는 30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아르트스 페드레갈 아레나 e스포츠 경기장에서 플레이-인 스테이지로 막을 올린다. 플레이-인에 참가한 10팀 가운데 4팀은 상위 라운드인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하게 된다.
이번 롤드컵에는 총 24팀이 참가하는데, 16명의 한국인 선수가 용병 신분으로 롤드컵 무대를 밟는다. 그룹 스테이지부터 참가하는 선수는 7명,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하는 선수는 9명이다.
롤드컵에서 한국인 선수들은 매번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두각을 드러냈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소환사 컵을 들어 올린 팀에는 모두 한국인 선수들이 있었다. 올해 역시 ‘한국인=우승’ 공식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LPL(중국 프로리그), LEC(유럽 프로리그), LCS(북미 프로리그) 등 메이저 지역을 중심으로, 이번 롤드컵에 출전하는 한국인 용병들을 소개한다.
LPL - ‘카나비’ 서진혁(JDG), ‘스카웃’ 이예찬·‘바이퍼’ 박도현(이상 EDG),
LPL은 ‘황부리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2020년을 제외하곤 롤드컵,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등 각종 국제 대회에서 우승컵을 쓸어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롤드컵과 MSI를 모두 석권했고, 올해 역시 MSI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등 저력이 매우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시드 JDG 인텔(JDG)은 2022 LPL 서머 스플릿 우승을 차지했다. JDG는 모든 선수들의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정글러 ‘카나비’ 서진혁은 2020년부터 3년 연속 JDG에서 뛰며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 서머 스플릿에는 ‘오공’, ‘비에고’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챔피언을 잡아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성장과 갱킹 능력을 모두 갖춘 완전체 정글러로 거듭난 서진혁은 현재 ‘중체정(중국 최고의 정글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 에드워드 게이밍(EDG)는 지난해와 동일한 로스터로 롤드컵 무대를 찾았다. 미드 라이너 ‘스카웃’ 이예찬과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은 올해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예찬은 플레이오프 기간 컨디션 난조로 다소 폼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RNG와의 롤드컵 선발전 최종전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
박도현은 서머 스플릿 당시 EDG내에서 유일하게 고점의 경기력을 유지한 선수다. 탑, 정글, 미드, 서포터가 중간중간 컨디션 난조로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도 박도현은 빛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플레이오프와 선발전 기간 내내 캐리력을 뿜어내며 활약했다.
LEC - ‘말랑’ 김근성(로그)
LEC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의 짧은 부흥기를 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LEC는 2020년 이후 국제전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롤드컵 당시에는 프나틱과 로그가 그룹스테이지에서 탈락했고, 1시드 매드 라이온즈 역시 8강에서 담원 기아를 만나 3대 0으로 패배했다.
‘로그’의 정글러 ‘말랑’ 김근성은 LEC 소속으로 롤드컵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인 용병이다. 이번 스프링 시즌에 로그에 합류한 김근성은 시즌 내내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마침내 기량이 만개했다. 퍼스트 팀 정글러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머 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서 클러치 플레이를 연달아 선보였다. 특히 결승전에서 ‘트런들’과 ‘자르반 4세’를 꺼내 들어 결정적인 이니시에이팅으로 G2 e스포츠라는 거함을 격침했다.
2017년 데뷔한 김근성은 6년 만에 첫 롤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로그의 첫 우승 멤버가 된 김근성이 2022 롤드컵에서는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LCS - ‘버서커’ 김민철(클라우드 9), ‘썸데이’ 김찬호·‘후히’ 최재현(이상 100씨브즈), ‘임팩트’ 정언영(이블 지니어스)
전통을 갖춘 LCS는 초창기 ‘더블리프트’, ‘비역슨’ 등 다수의 슈퍼스타를 배출했지만, 국제대회에서는 매번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엔 PCS(태평양 리그), VCS(베트남 리그) 등 신흥 리그가 부상하면서 4대 리그라는 수식어까지 위협받고 있다.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 열리는 이번 롤드컵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LCS는 예로부터 한국인 용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리그다. 올해 역시 4명의 한국인 선수가 LCS 소속으로 롤드컵을 찾는다.
클라우드9(C9)의 원거리 딜러 ‘버서커’ 김민철은 올해 스프링 스플릿부터 LCS에서 뛰게 됐다. 전임자 ‘즈벤’ 예스페르 스베닝센의 기량 저하 이후 C9의 주전 원거리 딜러로 자리매김한 김민철은 LCS 진출 1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2022 스프링과 서머 모두 LCS 세컨드팀 원거리 딜러로 선정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김민철은 이번 조별 스테이지에서 과거 T1 아카데미 동료였던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과 재회하게 됐다.
100씨브즈(100T)의 ‘썸데이’ 김찬호와 ‘후히’ 최재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오랫동안 합을 맞춰온 두 사람은 올해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김찬호는 서머 내내 ‘북체탑(북미 최고의 탑라이너)’로 활약했다. 특히 C9과의 결승전에서는 ‘퍼지’ 이브라힘 알라미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재현의 경우 원거리 딜러 ‘FBI’ 빅터 후앙과 함께 탄탄한 라인전 능력을 선보였다.
원조 북체탑 ‘임팩트’ 정언영은 2020년 이후 2년 만에 롤드컵에 복귀했다. 정언영은 스프링 스플릿 당시 베테랑의 노련함을 기반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서머 스플릿에선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블 지니어스는 정규리그 1위를 기록했지만, 정언영의 부진으로 인해 플레이오프 기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다행이 정언영은 롤드컵 마지막 티켓이 달린 팀 리퀴드(TL)와의 플레이오프 패자전 준결승전에서 활약하며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특히 4세트 ‘갱플랭크’를 뽑아 펜타킬을 기록하며 캐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비메이저’ 지역에선 ‘스틸’ 문건영·‘야하롱’ 이찬주·‘하프’ 이지융(이상 데토네이션 포커스미), ‘애드’ 강건모·‘젤리’ 손호경(이상 이수루스), ‘크로크’ 박종훈(라우드), ‘토푼’ 김지훈·‘아서’ 박미르(더 치프) 등 8명의 선수가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참가한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