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실내 마스크도 벗을까…방법에는 이견

내년 3월, 실내 마스크도 벗을까…방법에는 이견

정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 첫 언급
국민의힘 “영유아·초등학생부터”
단계적·일시적 해제 놓고 의견 갈려


기사승인 2022-10-05 06:00:09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거리에서 마스크를 벗은 시민이 걷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모두 사라졌다. 요양시설 대면 면회도 재개됐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내년 3월쯤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처음으로 내놨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방법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장애인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대면 면회가 4일부터 허용됐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유행으로 접촉 면회가 금지된 지난 7월25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면회객은 누구나 대면 면회가 가능하다. 입소자 외출, 외박은 4차 접종을 마쳤거나 2차 접종 후 확진 이력이 있는 입소자에 한해 허용된다. 다만 외부 변이 차단 등을 위해 감염취약시설에서 일하는 종사자의 주 1회 선제검사 조치는 당분간 유지된다.

이제 남은 코로나19 관련 의무 조치는 확진자의 7일 격리, 실내 마스크 착용이다. 입국자의 입국 당일 PCR(유전자증폭) 검사 의무는 지난 1일 0시를 기해 해제됐다. 방역당국은 해외유입 확진율이 지난 8월 1.3%에서 9월 0.9%로 더 낮아졌고 최근 우세종인 BA.5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 6월8일에는 입국자 격리 의무가 전면 해제됐고 지난달 3일에는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음성확인서 제출) 의무가 중단됐다.

다만 입국 후 3일 이내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사람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치명률 높은 변이가 발생하는 등 입국 관리 강화가 필요한 경우에는 재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부는 내년 3월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방역당국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 3일 TV 프로그램에 나와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는 내년 3월이 지나야 할 것”이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된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을 찾은 직장인들이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실내 마스크 해제를 단계적으로 할지, 일시적으로 할지를 놓고서는 의견이 나뉜다. 정치권은 영유아부터 단계적으로 풀자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영유아·어린이 실내 마스크 착용 중지를 정부에 요청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국민 중심 코로나19 방역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 측에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실내 마스크 착용을 중지할 수 있는지를 전문가와 함께 검토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성 정책위의장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영유아와 초등학생의 경우 언어 발달 과정에서 가족들이 이야기하는 입 모양을 보면서 언어를 배우게 된다”면서 “마스크를 쓰니까 상당히 제약을 받고 언어 발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마스크 착용 의무에 대해 단계적인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회적 거리두기도 한 시간씩 풀었다가 다 풀었다. 그런 방식이 마스크에도 적용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의 교육이라든지 발달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부작용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영유아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영유아는 언어발달 때문에 먼저 벗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대학생 때까지 (언어발달은) 계속된다”며 “중학생과 고등학생 언어발달은 중요하지 않나. 아이들만 (마스크를) 벗고 어른들은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단장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려면 어느 시점에 일시에 하는 것이 혼선을 크게 줄인다는 개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양동 대한아동병원협회 협회장은 “아이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5%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때는 풀더라도 마스크 착용이 아이들 언어발달에 장애가 된다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자연감염 항체양성률이 높은 점을 근거로 단계적 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지난 9월 전국민 항체양성률 조사에서 5~9세 연령층에서 자연감염에 의한 항체양성률이 79.8%로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부는 자꾸 한 번에 푸는 방식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기존 정부 방침과도 맞지 않는다. 요양시설 등 다른 방역 조치도 단계적으로 푸는 것처럼 자연감염이 많이 된 아이들부터 먼저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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