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숙제 짊어진 이수희…“언제든 주민과 소통해야” [쿡 인터뷰]

강동구 숙제 짊어진 이수희…“언제든 주민과 소통해야” [쿡 인터뷰]

“신뢰 회복 위해 성과 만들어야”
“소명으로써 정치 해 나갈 것”

기사승인 2022-10-19 06:15:02
이수희 강동구청장.   사진=임형택 기자

14년 만에 보수정당 구청장이 나온 곳이 있다. 게다가 해당 구의 첫 여성 구청장이어서 더 이목을 끈다. 바로 이수희 강동구청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구청장은 이른 시간부터 빽빽한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17일 일정표에는 주민과의 만남부터 행사 참여, 업무보고 등 다양한 일이 적혀 있었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강동구를 위한 일이 뭔지 고민하며 주민과 자주 소통했다. 강동구에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열의가 빛나는 이 구청장을 17일 쿠키뉴스가 만나봤다.

다음은 이수희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취임한 지 100일 지났는데 소감이 어떤지
▶저는 어떻게 보면 6월 2일 당선이 확정된 때부터 구정 활동을 시작한 것 같다. 인수위 시절 때도 여러 일을 하다 보니 100일이 100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모니터에 취임 며칠째인지 적어뒀던 거를 임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남은 날짜를 보여주는 걸로 바꿨다. 그동안 제일 컸던 이슈는 조직개편이었다. 조례 개정을 하고 이에 대해 구의회와 협치해야 하는데 감사하게도 구의회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무난히 조직개편을 했다. 주민간담회도 3회 정도 했다. 지금도 꾸준히 주민을 만나고 달라진 구정 방향에 대해서는 간담회를 통해 어느 정도 개괄적 방향은 제시했다.

-왜 주민이 14년 만에 보수정당을 선택했는지, 강동구의 첫 여성 구청장이라는 평가는
▶강동구는 2008년 이후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을 선택해 왔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주민들은 보수당을 선택했다. 그 변화에는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간 강동구는 미래를 바라보는 체계적 개발계획 없이 여러 사업을 진행했다가 원도심 지역과 ‘뉴강동’ 지역의 격차가 더 커졌는데 주민들이 14년간 ‘이 방향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 변화를 요구하는 게 제 당선으로 연결됐다고 느낀다. 저는 주민에게는 ‘수단’인 셈이다. 정당 활동도 15년 이상 하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인연이 있으니 두루 능력을 활용해 봐라, 그런 주민의 기대가 있던 걸로 안다. 성별을 떠나 주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구청장이니 선택된 것으로 생각한다. 

-115억 횡령한 공무원 사건 등…강동구 부정적 이미지 탈피 방법은
▶신뢰의 문제다. 다수의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공무원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기도 했다.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인수위 시절 첫 업무보고가 115억 횡령 사건의 감사 결과였다.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등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관통하는 공통된 문제는 원칙을 지키지 않았던 거다. 제가 우리 구청에서 일하는 조직문화 중 강조하는 게 원칙과 소신이다. 이걸 지켜야 해서 과잉의전을 하지 않으려 한다. 온전히 주민 위주인 구정을 만들려고 한다. 또 주민들과 정보 교류도 많이 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업이 진행될 때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보다는 ‘아무 지장없이 진행됐을 때 몇 달이 걸릴 거다’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행정신뢰회복추진단’을 신설해 공직 청렴성과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역할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신뢰는 결국 성과로 보여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께 신뢰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7일 강동구청에서 이수희 구청장이 강동구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민선 8기 공약사업 실천계획을 설명한다면
▶많은 구민의 관심과 참여로 지난 10월 8일 민선 8기 공약사업 실천계획이 공개됐다. 구민들이 가장 원하는 공약사업은 지하철 9호선 조기완공이었고 한강변에 대한 친환경적 개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신속 추진 등이었다. 이를 조속히 이루려 노력할 것이다. 시비 지원을 많이 받아야 하는 암사역사공원은 2026년 5월까지 완공 계획이 있다. 암사초록길 사업은 이번에 재개된 사업이다. 우리 강동구의 공원은 자연과 멋들어지게 어우러져 몽환적이고 아름답다. 스카이 워크나 데크를 설치해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싶기도 하다. 강동구에 상수원보호구역이 많아 규제를 받고 있어 규제를 웬만하면 풀 수 있도록 오세훈 시장께도 강하게 요청을 했다. 개발제한구역의 개발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해 장기 검토가 필요하지만 강동구 한강변은 친환경적으로 충분한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교통 부분에 대해서는 내년 9월 8호선 암사역사공원역이 개통하게 되는데 이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

-‘5호선 직결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대규모 재건축과 재개발, 업무상업지구 조성으로 교통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강동구는 지하철 8·9호선 연장사업과 5호선 직결화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특히 5호선은 강동역을 기준으로 상일동·하남 방면과 마천 방면이 갈라진다. 우리 구인 길동과 명일동, 상일동, 고덕동, 강일동 등에서 송파~강남권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강동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개통 완료된 하남선과 고덕강일지구의 활발한 개발로 교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에 5호선 직결화 사업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5호선 직결화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야 사업추진이 확정되고 이후 착공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에 이 대상 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계속해서 건의할 계획이다. 앞으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서울시와의 협력 체계도 구축해나가고 있다. 현재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GTX-D 노선의 강동구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정권교체 후 국토부에서 GTX 사업이 지향하는 광역교통 개선이라는 근본 취지에 맞게 노선을 재검토하고 있기에 주민이 바라시는 대로 GTX-D 노선이 서부와 강남권, 강동구를 경유해 동부지역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역 국회의원들과 적극 추진해 강동구를 동부 수도권의 교통 중심지로 만들 것이다.

-4년 후 만들고 싶은 강동구의 모습
▶그간 낡은 관행과 행정의 잘못을 바로잡아 강동구의 행정이 다시 구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민선 7기 때 착공식만 해 놓은 게 몇 개 있다. 벌려놓은 사업이 많아서 저는 제 초선 임기 동안 그걸 어떻게 완공시킬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차질없이 사업들을 완공하고 완공 이후 운영도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다 보면 4년이 금방 지날 거라고 생각한다. 복지에도 관심이 많다. 아까 만난 분은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시다. 교육정책에 대해서 학부모와 학생, 교사의 니즈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의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 민원인도 많이 만난다. 결과를 원하시는 분들이 저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 분들께 정보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민간담회를 했을 때 주민의 공통된 반응은 ‘예산 얘기를 처음 들었다’는 것이었다. 저와 소통하며 새로운 정보를 들었을 때 놀라시는 거다. 정보 공유가 그만큼 안 된 것이다. 주민들과 소통하며 최대한 많이 정보 교류를 하려 한다. 구청장의 역할이 그것이라고 느낀다. 이렇게 4년 동안 활동하면서 강동구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되도록 할 것이다. 주민들 말씀에 귀 기울여 정책으로 담아내고 내실 있게 실행해 그에 걸맞은 성과를 이뤄내려 한다. 

-이수희에게 ‘정치’란?
▶민선 구청장은 정치인이기도 하면서 행정가다. 이게 구청장의 매력이면서 딜레마인 것 같다. 민선이기 때문에 구 전체를 봤을 때는 해야 하는 사업이지만 자기 선거를 생각하면 못하는 사업들이 분명히 있다. 관선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강동구를 위한 정책이라면 그것을 해내려 한다. 민선 자체가 가진 힘이 있다. 상당히 매력적이다. 저는 막스 베버의 말이 맞는다고 느낀다. 막스 베버는 ‘정치는 소명으로 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지자체장, 구청장은 소명으로써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 주민에게 알맞은 정책, 그것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강동구를 위한 제 노력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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