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X “군대만큼 힘든 ‘스맨파’, 덕분에 성장” [들어봤더니]

YGX “군대만큼 힘든 ‘스맨파’, 덕분에 성장”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10-19 14:00:02
‘스트릿 맨 파이터’에 출연한 댄스팀 YGX. Mnet

어쩌면 잃을 게 더 많은 도전이었다. Mnet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에 출연한 YGX 소속 쌍둥이 안무가 드기와 도니의 이야기다. 댄서가 ‘백댄서’로 불리던 시절부터 그룹 빅뱅, 투애니원 등과 한 무대에 서며 인기를 누린 이들은 ‘스맨파’에서 각각 8명, 4명에게 최약체로 뽑히는 굴욕을 겪었다. 심지어 “춤에 욕심이 없는 것 같다” “광고 좀 뽑아내자는 약은 생각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 진정성마저 의심 받았다.

“저희 모두 춤에 진심인 사람들이거든요.” 19일 화상으로 만난 드기는 이렇게 강조했다. 그가 이끄는 YGX는 메가 크루 미션을 마친 뒤 지난 11일 방송에서 탈락했다. 처음엔 YGX를 비난했던 댄서들도 마지막엔 드기와 함께 눈물을 흘리고 “도니 형이랑 나중에 꼭 같이 연습할래”라고 다짐했다. 드기는 “리정 등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에 출연했던 댄서들이 ‘힘들겠지만 끝나면 얻는 게 많을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며 “다양한 장르의 춤을 접하고 체험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K-댄스 미션 당시 YGX가 꾸민 무대. ‘스맨파’ 방송 캡처

“댄서가 주인공인 무대, 다시 생각해도 믿기지 않아”

YGX가 ‘스맨파’ 제작진과 연을 맺은 건 ‘스우파’ 맨 오브 우먼 미션 때부터다. 당시 리정이 이끄는 YGX를 지원사격했던 드기와 도니는 이후 제작진에게 ‘스맨파’ 출연 섭외를 받았다. 드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출연했다”고 털어놨다. 팀에 소속되지 않은 채 혼자 일하는 시간이 길었다는 준호는 “팀원들과 뭉치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고 했다. 도니는 “가수 뒤에서 춤추던 우리가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절반, 긴장이 절반이었다”면서 “우리가 꿈꾸던 무대를 실현했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에 젖었다.

블랙핑크, 빅뱅, 위너 등 가수들과 오랜 시간 호흡한 경력은 K팝 미션에서 빛을 발했다. YGX는 그룹 세븐틴의 ‘박수’와 ‘아주 나이스’에 맞춘 춤으로 “끼쟁이가 많다”(은혁) “모두 자신감 있고 안무 숙지가 잘 됐다”(보아) 등 호평을 얻었다. 현세는 “즐거운 분위기를 뿜어낸, 가장 YGX다운 무대였다”고 자평했다. 도우 역시 “약자 지목 배틀과 계급 미션 때 쌓인 힘듦을 동료들과 모여 해소할 수 있는 미션이었다”고 했다. 마지막 무대였던 메가 크루 미션도 이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낯선 곡과 의상에 모두가 ‘멘붕’에 빠졌지만 도니는 “팀원들 사이 끈끈한 믿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이 YGX스러웠다”고 돌아봤다. 드기는 “시간을 되돌린다면 좀 더 이성적으로 판단해 퍼포먼스를 완성했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YGX. Mnet

“군대만큼 힘들던 ‘스맨파’, 덕분에 인간적으로도 성장”

“군 복무 시절만큼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준호)는 YGX에게 동료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은 드기에게 “결과 신경 쓰지 말고 어디 가서 절대 주눅 들지 말고. 하던 대로 오케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룹 오마이걸 멤버 유아는 친오빠인 준선에게 “내가 방송 선배이니 내 말 들어라”라며 꼼꼼히 피드백을 해줬다고 한다. 준선은 “동생이 똑같은 말을 여러 번 해서 나중에는 답장을 안 보냈다”며 웃더니 “그래도 동생이 해준 조언을 마음에 새겼다”고 말했다. 블랙핑크, 위너, 아이콘, 트레저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도 틈나는 대로 힘을 불어넣어줬다고 도니는 말했다.

‘스맨파’와 때 이른 작별을 한 YGX는 이날 서울 성수동에 있는 카페에서 팬들을 직접 만난다. 도니는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팬미팅은 처음”이라며 “지금 태연해보여도 실은 무척 긴장했다”고 했다. 드기는 “우리 애들(YGX 댄서들)의 매력을 더 어필할 수 있는 자리라 기대된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현세와 준호는 “‘스맨파’를 하는 동안 많은 고통 속에서 큰 배움을 얻었다. 나열하기 힘들 만큼 많은 감정을 겪었다. 그러면서 인간적으로도 성장했다”며 “이제 어떤 일이든 마음만 먹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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