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직장” 다 이유가 있더라
구글은 기업 평판조회 사이트 ‘글래스도어’가 선정한 ‘2022년 일하고 싶은 기업 톱100’ 중 7위다. 근로환경이 자유롭기로 유명하다. 어디서든 일해도 되고 출퇴근 시간도 정해지지 않았다. 승진도 독특하다. 개인이 신청하면 동료 평가를 거쳐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식이다. 가능성이 보이면 적극 채용하고, 입사하면 역량을 마음껏 펼치게끔 돕는 문화도 매력적이다. 다만 알아서 열심히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구조이긴 하다.
구글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오피스를 열었다고 했을 때 흥미가 동했다. 단순히 요즘 트렌드인 비대면 근무에 알맞은 최첨단 오피스를 상상했다. 한국 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참신함은 덤이다. 28층 새 오피스는 기자가 떠올린 이미지를 산산조각 냈다. 평범한 사무공간이지만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을 실천하려는 구성원 다짐이 곳곳에 서려있었다.
‘접근성’을 극대화한 요소가 많다. 눈이 불편한 직원을 위해 통로 중앙에 보도블록을 깔았고 휠체어를 타도 이용하기 쉬운 화장실을 실내에 설치했다. 둥근 모서리 책상은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책상과 책상 사이는 1.8미터 간격을 뒀다. 책상이며, 회의실 어디든 점자로 안내가 돼있다. 소리에 민감한 이들을 위해 천장 조명엔 흡음재를 붙였다. 콘센트, 조명스위치, 문고리, 심지어 보드마카 위치도 낮다. 이 ‘특별한’ 사무실은 오는 31일 정식 오픈한다.
채용 프로세스에도 세심함이 돋보인다. 구글은 본인 상황을 전달하면 전형 과정에 필요한 요소를 지원한다. 이곳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올 1월 정식 ‘구글러’가 된 서인호 엔지니어를 만났다. 그는 시각장애인이다. 서 씨는 사내 소모임 도움을 받아 회사와 소통하고, 어려운 점들을 개선해나간다.
서 씨는 “시각장애인은 지원 단계부터 쉽지 않다. 일반인들이 겪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은데 구글 지원서엔 ‘혹시 면접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라’는 문구가 꼭 들어간다. 덕분에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양성을 수용하기 위한 노력은 더 있다. 구글은 장애인 인재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최대 1년간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겸손해한다.
민혜경 구글 코리아 인사 총괄은 “정말 더 잘하려면 고려할 게 많다. 이건 피니시 라인이 없는 끝없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피드백이 소중하다”며 “다시 돌아가서, 이런 피드백이 편안하게 나오려면 다양성과 포용성이 존중돼야 하는 문화가 정착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채용 시즌이다. 기업을 키우는 건 직원이다. 직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조직이 건강하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구글’을 목표로 한 일련의 노력들이 입사 희망자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명확하다. 구글은 인력 보강에 대비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더 확장할 예정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28층 오피스 외에 20층에도 일부 적용됐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