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워서 어쩌나” 이태원 압사 참사에 시민도 애통

“아까워서 어쩌나” 이태원 압사 참사에 시민도 애통

기사승인 2022-10-30 13:36:19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 한 시민이 꽃을 두고 갔다.   사진=민수미 기자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극에 시민들이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0일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해밀턴 호텔 골목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비탄에 빠진 현장을 지켜봤다.

사고 현장 맞은편 서서 멍하니 거리를 바라보던 박길자(72·여)씨는 “이제 인생을 시작하는 청춘들이 너무 험하게 갔다”면서 “한창 이것저것 해볼 나이인데. 아까워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내 눈시울을 붉힌 박씨는 고개를 숙이고 짧은 기도를 했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김모(26)씨는 “새벽 동안 계속된 안 좋은 소식에 잠이 오지 않고 집에 가만히 있을 수도 없어서 나와봤다”며 “얼굴은 모르지만, 또래들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유가족의 슬픔을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대학생 자녀를 둔 최주은(53·여)씨는 한숨을 쉬며 “눈물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이들도 그렇고 지금까지 애지중지 아이를 키운 부모들은 또 어떻게 하느냐. 저 마음을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30일 오전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모습. 29일 밤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50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규모 압사 참사가 났다.   사진=최은희 기자
직장인 이모(31·여)씨는 “희생자 대부분 젊다. 한창 재미있는 거 좋아하고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을 때다. 우리 모두 그런 시기를 지나왔다. 비난하려고 들지 말고, 안타까워하면서 같이 애도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압사 사고 현장에는 한 시민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근조화를 놓아두기도 했다.

앞서 29일 밤 이태원 일대에는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다쳐 모두 233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소방당국은 부상자 82명 중 19명이 중상을 입어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는 475명의 경찰 인력을 투입해 사상자 신원 확인과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민수미, 최은희, 이소연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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