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세월호 참사 때 136일간 유족과 함께 팽목항을 지켰던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에 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를 복기하며 “현장의 가족들과 같이 있으며 매일 접촉했다. 가족의 요구 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필요한 지시나 지원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마음이 동화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때 우는 모습이 포착돼 ‘울보 장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대형 사고가 나서 책임을 얘기한다고 하면 법적인 책임이 분명히 있다. 형사 책임과 행정 책임”이라며 “차원이 다른 책임이 정치적·도의적 책임인데 너무 법적 책임만 논하는 것은 국민 마음에 다가가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에는 사고 수습의 부분이 마무리됐다”며 “너무 시간이 지체되면 정부가 민심 수습 차원에서 도의적인, 또 정치적인 책임을 질 기회를 일실(逸失·잃어버리거나 놓치다)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주무장관의 사의 표명 등이 없는 것은) 조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태 수습만큼 민심 수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자신이 팽목항을 지켰을 때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장관을 그만두지 말라”고 했을 때 “(대형참사 발생 시 사람들이) 불만이 있어서 수습 본부를 쳐들어오거나 하는 일이 있을 때 저는 도망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피하지 않았던 점, 수용할 것은 과감히 수용하는 그런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번 사태의 원인과 법적 책임을 규명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정무적 책임도 따지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키뉴스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슬퍼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