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별리그 경기가 마지막으로 치닫는다. 이 가운데 경기 외적으로 얽힌 B조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30일(한국시간)부터 조별리그 3차전 일정에 돌입한다. 조별리그 3차전부터는 같은 조에 속한 국가들의 경기가 같은 시각, 동시에 열린다.
30일 오전 4시에는 B조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현재 B조는 잉글랜드(승점 4점)이 조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란(승점 3점), 미국(승점 2점), 웨일스(승점 1점)가 뒤를 잇고 있다.
B조 최종전은 정치, 역사적으로 사연이 많은 대진이다. 이란과 미국이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경기장에서, 웨일스와 잉글랜드는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이란과 미국의 맞대결은 껄끄러운 국가 관계 탓에 더 큰 관심을 모은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그에 따른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두 나라는 정치적으로 앙숙 관계다. 여기에 미국 대표팀 공식 SNS 계정에서 이란과 3차전을 앞두고 이란 국기 가운데 위치한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삭제하는 사건이 더해지며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이란은 이에 대해 미국을 FIFA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다.
두 팀 모두 이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 경기에서 이기는 국가는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고, 반대로 패하면 탈락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양보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이다.
이란과 미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가졌는데, 당시 이란이 2대 1로 승리한 바 있다.
같은 영연방 소속인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맞대결도 눈길을 끈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펼쳐지는 ‘영국 더비’다.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월드컵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주국’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반면 웨일스는 유럽 지역예선 플레이오프 최종전 끝에 우크라이나를 꺾고 64년 만에 본선 무대에 나섰다.
잉글랜드는 조 선두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무승부만 거둬도 16강 진출이 확정된다. 반면 웨일스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잉글랜드에 3골차로 승리해야 가능성이 생긴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