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 한국ESG기준원 우수기업 시상식’에 참석해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김 부위원장은 “기업의 준비상황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겠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시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정보 접근 환경을 대폭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문 공시 의무화는 자산 규모가 큰 상장사부터 적용된다. 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지난해 기준 93개사)는 2024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지난해 기준 234개사)는 2026년부터 영문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경우 외국인인 주주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적시에 제공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투자자 주식 보유 비중 지난 6월 말 기준 30.7%(시가총액 기준)에 달한다.
아울러 “외국인등록제, 국내 상장사의 배당절차를 개선함으로써 그간 관성적으로 운영되어 왔던 낡은 제도들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금융위는 기업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기관투자자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정부는 한국ESG기준원과 함께 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의 내실화를 지원하는 한편, 의결권자문사를 통한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부터 적용되는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공시 단계적 의무화에 대비해 제도를 구체화하고 ESG 평가기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불투명한 한국 기업지배구조가 여전히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며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우리 경제가 선진 경제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배구조 부문 7개사, ESG부문 7개사, 명예기업 1개사 등 총 15개사가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한국ESG기준원이 지금까지는 ESG의 기틀을 만드는 데 힘썼다면 앞으로는 ESG모범규준을 섬세하게 가다듬고 기업들이 형편에 맞는 ESG 경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최적의 지원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