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세대·중장년 잡은 인기 비결 [‘재벌집’ 둘러보기]

OTT 세대·중장년 잡은 인기 비결 [‘재벌집’ 둘러보기]

기사승인 2022-12-05 18:29:29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인기 돌풍이다. 단숨에 올해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8회 만에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뛰어넘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상승폭이 더 가파르다. 송중기가 선보인 판타지 회귀물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이야기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4일 방영한 8회가 평균 시청률 19.4%까지 치솟았다(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1회 시청률은 6.1%. 3주 만에 3배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17.5%로 마침표를 찍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보다 빠르다.

바로잡고 싶은 과거, 회귀물과 만나 날개를 달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주인공인 윤현우(송중기)가 과거로 회귀하는 판타지 장르다.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자신의 죽음을 사주한 이가 있는 재벌, 순양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한국 사회에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기억한다. 미래를 아는 힘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며 순양가를 삼키려는 준비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삼김(三金)이 격돌한 제13대 대통령 선거부터 IMF 사태 등을 씨줄 날줄 엮는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땅부터 사겠다’는 상상을 실현한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과거사를 똑똑하게 활용한다. 기존 드라마처럼 1990년대 시대상을 복고 요소로만 소비하지 않는다. 함께 그 시대를 살아가는 것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어진 기회를 적극 활용해 대리 만족할 수 있도록 했다. 진도준이 주는 건 통쾌함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쿠키뉴스에 “단순한 복고가 아닌 과거를 바로잡고 싶은 심리를 건드렸다”고 평했다. 기존 복수극과 다른 전개 역시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다. 김 평론가는 “단순히 누군가를 해치는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 앙갚음하는 복수극이다. 두뇌 싸움과 경영 전략 다툼, 재벌가 이야기 등이 흥미를 자아내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방송화면 캡처

OTT 세대 잡은 주 3회 편성, 중장년에 통한 근현대사

‘재벌집 막내아들’은 전 연령대에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가 유료가구를 기준으로 ‘재벌집 막내아들’ 시청률의 연령대 및 성비를 분석한 결과, 1~8회를 가장 많이 시청한 연령층은 50대(30.4%)였다. 40대(22.9%), 60대 이상(15.6%), 30대(12%), 20대(10.1%), 10대(9%)가 뒤를 이었다. 1990년대 당시 청춘을 보낸 중장년층에게 작품 속 내용이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건 높은 남성 시청자 비율이다. 보통 드라마 시청률은 여성이 과반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은 큰 차이가 없다. 50대 시청자의 1~8회 평균 시청률은 남성 8.7%, 여성 10.3%로 나타났다. 

주 3회 편성은 OTT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에 적중했다. 최근 OTT 플랫폼이 콘텐츠 전 회차를 하루에 공개하며 몰아보기가 새로운 시청 형태로 떠올랐다. 김 평론가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 3회 편성은 OTT와 전통적인 드라마 편성을 절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주 3회 편성이 좋은 결과를 거두며 OTT에 맞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벌집 막내아들’은 모두가 아는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다. 주 2회 편성이었다면 오히려 전개가 답답하게 느껴졌을 것”이라면서 “빠른 속도를 요하는 이야기에 주 3회 편성이 맞아떨어진 좋은 사례다. 앞으론 작품 특성에 맞는 편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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