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고 당기기의 고수, 디즈니+ ‘커넥트’ [볼까말까]

밀고 당기기의 고수, 디즈니+ ‘커넥트’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2-12-07 07:00:09
디즈니+ ‘커넥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고물상에서 일하는 하동수(정해인)가 장기매매단에게 잡혀간다. 남자(장광)는 동수의 배와 가슴을 가른다. 그날 남자는 이상한 꿈을 꾼다. 토막 내 버린 시체가 꿈틀대더니 자신에게 달려드는 꿈이다.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난 남자. 하지만 진짜 이상한 일은 따로 있다. 죽은 줄 알았던 동수가 안대를 낀 채 거리를 배회하는 것. 어떻게 된 영문일까.

7일 공개되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커넥트’는 죽지 않는 몸을 가진 동수가 연쇄살인범 오진섭(고경표)에 맞서는 이야기다.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동명 웹툰을 드라마로 옮겼다. 영화 ‘착신아리’, ‘13인의 자객’, ‘악의 교전’ 등을 연출한 일본 장르 영화 거장 미이케 타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동수는 신체 재생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이지만 위기에 놓였다. 자기 눈을 가져간 진섭이 연쇄살인범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진섭은 살인으로도 모자라 살해한 시체를 조각상처럼 만드는 인물이다. 일명 ‘사체 아트’다. 동수와 진섭은 눈으로 연결됐다. 진섭이 이식받은 눈으로 보는 풍경을 동수도 볼 수 있다. 경찰은 동수를 살인범으로 의심한다. 장기매매단도 동수를 쫓는다. 그나마 동수의 비밀을 아는 소설가 지망생 최이랑(김혜준)이 동수를 돕는다.

작품은 미스터리를 슬쩍 흘렸다가 나중에 이를 설명하는 식으로 긴장감을 조인다. 가령 납치됐던 동수가 다시 등장하는 장면. 카메라는 동수가 부활한 과정을 보여주는 대신, 천연덕스럽게 동수의 일상을 비춘다. 신체를 훼손당한 동수가 어떻게 다시 살아났는지 궁금증을 남겨 시청자를 붙드는 전략이다. 그렇다고 물음표를 너무 오래 띄워두진 않는다. 요컨대 ‘커넥트’는 밀고 당기기에 능하다.

‘커넥트’ 주인공 하동수(정해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스릴러·공포·호러 영화에 강한 타카시 감독은 ‘커넥트’에서도 장기를 발휘한다. 거칠고 괴기스러운 이미지로 시청자를 움찔하게 한다. 동수와 진섭을 대비하는 연출도 흥미롭다. 음울하고 처연한 동수의 세계와 차갑고 정적인 진섭의 세계가 번갈아 펼쳐진다. 타카시 감독은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독 속에 살지만 다른 이와 연결되고자 하는 동수, 인간적인 면이라곤 고통을 안다는 것뿐인 진섭을 대비시켜 극적 효과를 주려 했다”면서 “누구의 관점에서 감상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볼까

고어물이나 호러물을 좋아하는 시청자는 일단 보자. 절단된 신체에서 촉수가 뻗어 나와 원상태를 회복하는 장면에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영화는 잔인하다기보다는 기괴하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초능력을 소재로 내세운 영향이다. 피 칠갑에 질색하는 시청자에게도 조심스레 권해본다. 배우 정해인의 연기력을 빛을 발한다. 비현실적 존재인 동수를 세상 어딘가에 있을 법한 청년으로 표현한다. 배우 김혜준은 이랑을 능청스럽게 소화한다. 연쇄살인범 진섭 역의 배우 고경표도 아우라를 뿜지만, 타카시 감독 주문대로 날렵한 인상을 만들어 왔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말까

일본 감독과 한국 시청자 사이 정서적 거리 때문일까. 주인공들의 대사 일부가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세 주인공 동수, 진섭, 이랑을 제외한 주변 인물들의 언행도 영 부자연스럽다. 경찰이 물증 없이 지명수배를 내리거나 피의자도 아닌 사람을 서에 데려와 조사하는 장면에선 ‘저게 가능하다고?’ 묻게 된다. 가장 이상한 건 진섭이 다니는 회사다. 같은 날 직원 두 명이 회사에서 살해당했는데도 평소처럼 근무를 이어간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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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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