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2차전이 끝나고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다는 생각에 눈물이 많이 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4시4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중동 클럽 소속인 김승규(알 샤밥), 정우영(알 사드)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귀국하지 않고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황희찬은 지난 3일(한국시간)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렸다. 후반 21분 교체출전한 황희찬은 경기 종료 직전, 70m를 질주한 손흥민의 패스를 마무리했다. 황희찬의 결승골에 힘입어 한국 축구대표팀은 포르투갈을 2대 1로 꺾고 월드컵 무대에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귀국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희찬은 “1, 2차전에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동료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라면서 “3차전에서 어떻게 해서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다행히 득점으로 팀을 도와 기뻤다. 애국가를 들으면서도 자랑스러웠다. 득점까지 해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소집 전에 부상이 있었고 1차전 출전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부상이 또 와서 결정을 하게 됐다. 벤치에서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과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다”라면서 “2차전이 끝난 후에는 잘하고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심적으로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많이 났다. 하루 종일 울었다. 아쉬움이 컸기에 3차전을 나서고 싶었고 감독님께 옵션을 드리고 싶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회복을 해 경기를 나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 중 2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번에는 팀으로서 자신이 있었다. 지난 대회에 비해 더 좋은 결과를 냈고 스태프들과 선수들 사이에 믿음이 컸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막내였다. 당시에는 열심히 하자고 했는데 긴장감이 컸다. 이번에는 경험이 있었다. 동료들에게도 그런 부분을 이야기해주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던 황희찬은 지난 6일 브라질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했다. 당시 날카로운 슈팅을 몇 차례 날리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는 “(브라질은)좋은 선수들이 많은 강팀이지만, 누군가가 돌파를 하고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브라질 선수들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팀과 국민들의 응원을 믿었다”라면서 “결과는 아쉽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음에도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쳤고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미래를 보여준 것 같다”고 돌아봤다.
끝으로 그는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월드컵의 기쁨을 즐기고 싶다. 팀에 돌아가서도 당연히 잘하고 싶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소속팀에서도 더 발전하는 게 목표고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영종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