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지연에 출발 못 한 ‘국정조사’…野 ‘단독강행’ vs 與 ‘불참 가능성’

예산안 지연에 출발 못 한 ‘국정조사’…野 ‘단독강행’ vs 與 ‘불참 가능성’

예산안 불발로 국정조사 시작 못 해
양금희 “민주당 국정조사 참여 못하게 방해”
용혜인 “야3당 단독 국정조사”

기사승인 2022-12-13 15:27:25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인근 지역에 통제선이 끊어져 땅에 떨어져있다.   사진=임현범 기자

2023년도 예산안 합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야3당은 국정조사 단독 강행을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에 불참 가능성을 내비쳤다.

1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는 예산안 처리 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산안이 계속 이견을 보이면서 정기 국회 내 처리되지 않았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제정된 이후 예산안 합의가 정기국회를 넘긴 것은 최초다. 

오는 15일 예산안 막판 합의가 남았지만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최대 쟁점은 법인세로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하향하는 내용으로 이견이 발생했다.

결국 김진표 의장은 여야에게 15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여야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본 회의에서 정부안과 수정안이 표결 처리된다. 

표결처리 과정에서 과반 의석인 민주당의 정부안을 폐기하고 수정안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 수정안이 단독 통과되면 역대 국회 최초로 합의 없는 예산안이 된다.

예산안에서 벌어진 여야의 갈등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안은 국정조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민주당은 이상민 장관의 해임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경고했고 국민의힘은 애초에 국정조사를 합의해선 안 됐다고 강하게 맞섰다.

야3당 국정조사 강행 예고

야3당은 예산안 문제로 국정조사가 늦어지는 것을 지적하면서 국정조사 단독 강행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은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일방적으로 특위 사퇴를 선언했다. 특위 운영에 한 번도 협조적이지 않았다”며 “정부에서는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내년 1월 7일까지 물리적 시간이 없다”고 질타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유가족 출석을 막은 국민의힘에 대해 질타했다. 그는 “이번 국정조사가 온전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참고인 출석이 필수적이다”라며 “무엇이 무서워서 유가족을 못 나오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은 유가족 심정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여당만 협의가 되지 않았다. 야3당은 사전조사 협의가 끝마쳤다”며 “그럼에도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야3당은 국정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與 국정조사 불참 가능성 시사

국민의힘은 야3당 국정조사 단독 강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상민 장관을 탄핵하는 것은 국정조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각종 참사에 대해서 국정조사를 시행했지만 제대로 밝혀낸 적이 없다”며 “이상민 장관 해임안과 탄핵 연계를 꺼내 들어 국정조사에 참여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 여부는 이상민 장관 탄핵안을 지켜보고 결정할 예정”이라며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민주당은 국정조사로 정쟁을 일으켜 시끄럽게 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국정조사를 합의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 해임안만 벌써 두 번째다. 국정조사도 정권 흔들기와 퇴진운동”이라며 “애초에 합의해줘서는 안 될 사안이다. 국민과 민생 없이 이재명 살리기뿐”이라고 전했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정조사의 근본 목적이 없어졌다”며 “이재명 대표를 지키기 위해 안타까운 참사를 정치적 목적에 악용하고 있다. 이슈를 던지기만 할 뿐 해결은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단독 강행 변수 ‘사법’

전문가는 해임건의안과 탄핵, 국정조사, 예산안을 단독으로 강행하는 민주당에게 변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독 강행 과정에서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 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왔을 때 이를 부결하게 될 때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를 단독으로 하고 예산안도 수정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노웅래 의원 체포 동의안까지 부결하면 국회의 의정을 다수 의석을 통해 마음대로 좌지우지한다는 얘기를 들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해임건의안은 정치적 행위로 국정조사와 병행할 수 있지만, 탄핵은 다른 얘기”라며 “국정조사의 목적은 법적인 문제와 책임을 찾는 것으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때 진행하는 탄핵과 선후관계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상민 장관 탄핵이 진행될 경우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이어갈 명분을 잃게 된다”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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