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이어진 ‘메호대전’…메시가 끝내 웃었다 [월드컵]

10년 넘게 이어진 ‘메호대전’…메시가 끝내 웃었다 [월드컵]

축구계에 다시는 없을 라이벌 서사 ‘메호 대전’
메시는 월드컵 우승과 골든볼 수상, 호날두는 페널티킥 1골 굴욕

기사승인 2022-12-19 19:51:03
우승 직후 우승을 만끽하는 리오넬 메시.   AP 연합

2010년대 축구계를 양분한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두고 누가 더 나은지 따지는 일명 ‘메호대전’은 축구팬들의 단골 논쟁거리 중 하나였다. 둘은 축구 역사상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써오면서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같은 시기에 전성기를 누려 늘 비교됐다.

두 선수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한 해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도르 상을 나눠가졌다(메시 7회, 호날두 5회). 두 선수를 제외하고 이 시기 발롱도르 수상을 기록한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2018년)밖에 없다.

다만 소속팀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호날두와 메시는 유독 월드컵 트로피와는 연이 멀었다. 2006 독일 월드컵부터 4번의 월드컵 무대를 밟았는데, 메시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호날두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 4위를 기록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이로 인해 ‘월드컵 우승을 하는 자가 곧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그리고 두 선수를 향한 평가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극명하게 갈렸다.

메시는 꿈에 그리던 월드컵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는 데 성공했다.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3대 3으로 맞선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대 2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트로피를 추가하는 기쁨을 누렸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7골 3도움을 올려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FIFA가 지난 1982년 처음으로 골든볼을 제정한 이후 처음으로 FIFA 골든볼을 두 번이나 받은 선수가 됐다. 그는 2014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여한 바 있다. 아울러 월드컵 통산 13골과 8도움을 기록해 처음으로 통산 공격포인트 20개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8강전에서 패배한 후 좌절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 연합

반면 호날두는 체면을 구겼다. 호날두가 속한 포르투갈은 지난 11일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 8강전에서 0대 1로 패배했다.

10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린 메시와 달리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단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이었다. 16강전부터는 주전에서 밀려 교체 멤버로 전락했다. 벤치 멤버로 밀리자 일각에서는 포르투갈 대표팀과 호날두 사이에 불화가 생겼다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호날두가 갖지 못한 월드컵 트로피를 메시가 품으면서, 두 선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게 됐다.

수많은 축구 전문가들도 메시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독일 축구의 전설로 불린 로타어 마테우스는 “메시는 가장 우수한 최고의 선수다. 메시야말로 마라도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서 “호날두는 훌륭한 축구선수이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였지만, 그의 비매너와 구설수가 향후 축구 역사가 평가할 호날두 자신에 대한 평가 절하를 초래했다”고 언급했다.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의 해설가 제이미 캐러거는 자신의 SNS에 역대 최고를 뽑는 GOAT(The Greatest Of All Time) 순위로 메시를 1위로, 호날두를 4위로 놓았다.

이외에도 영국 매체 '더 선'은 "논쟁은 끝났다"라며 호날두가 메시에게 왕관을 선물하는 합성 사진을 실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역시 “메시와 호날두 중 누가 더 나은 선수냐는 질문에 이전까지는 답을 찾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메시의 손을 들어줬다. 

두 선수의 향후 행보도 상반된다.

파리생제르맹에서 뛰는 메시는 유럽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지만, 호날두는 대회 직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이 종료된 채 무소속 신분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다. 향후 거취도 불투명한 가운데 ‘커리어 황혼기의 무대’라 불리는 중동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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