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도시관리공단 노조 파업 한달...노사관계 악화일로

강북구도시관리공단 노조 파업 한달...노사관계 악화일로

노조원, 구청 업무방해.건조물 침입 혐의 등으로 체포
공사측 "파업기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 깨라는 소리도"

기사승인 2022-12-28 13:06:37

강북구도시관리공단. 사진 = 공단 홈페이지 캡쳐


이순희 강북구청장의 협상참여를 요구하며 구청 건물 안에서 불법점거 농성을 이어가던 서울일반노동조합 강북구도시관리공단 분회(공단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지난 27일 경찰에 체포되면서 공단노조 파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오전 강북구청 3층 구청장실 일대에서 농성 중인 공단 노조원 7명을 업무방해와 건조물 침입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해 연행했다. 강북구가 같은 날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하자 공권력이 신속히 투입됐다. 

공단노조원 80여 명은 신규인력 충원 등을 명분으로 지난달 28일 총파업에 돌입한 뒤 협상 상대인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을 제쳐놓고 곧바로 다음날 29일 강북구 청사에 난입했다. 이후 이달 27일까지 구청장실이 있는 청사 3층과 1층 민원실, 2층과 4층 계단 일부 등을 불법 점거한 채 농성을 벌여왔다.

강북구에 따르면 노조원들은 고압가스통 등의 위험물을 반입한 채 민원실 서류 작성대에서 취식 행위를 했을 뿐만 아니라 복도 취침, 고음량 앰프를 동원한 소란, 불법벽보 및 집회리본 부착 등의 불법 행위를 벌여왔다. 급기야 23일에 공무상 외출에 나선 구청장을 에워싸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강북구청장은 다리와 어깨 등을 다쳐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강북구 내 문화예술회관, 웰빙스포츠센터, 구립도서관, 공영주차장, 강북구민운동장, 오동배드민턴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여 명의 공단 직원 중 150여명이 공단노조 소속이다. 

공단노조는 파업을 시작하면서 "정규직 신규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정원의 20%가 부족한 상황이고 노동자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의 인력부족이 주민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설파하고 있다. 

공단노조가 단체 교섭 상대인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을 놔두고 강북구청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것은 연간 약 200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구가 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강북구청장이 교섭에 응할 의무는 없다. 이 때문에 강북구는 농성 시작 전부터 공단노조 측의 개입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공단 측도 노조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단노조가 내세우는 정원부족 등이 파업의 본질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강북구는 저소득 노인층이 많이 거주하는 낙후한 주거지와 부족한 상업·업무 시설 등으로 인해 재정자립도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구 인구는 30만 명 아래(29만8000명)로 떨어져 비상이 걸린 상태다. 

공단 측은 열악한 구 살림 형편상 경영합리화 등을 위해 여러 개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불만을 품고 파업을 벌인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노조의 잘못된 관행 등을 시정하는 과정에서 노조 측이 반발하고 다른 자치구 사업장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한 상급 노조의 노골적 개입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대적으로 타 구에 비해 높은 임금수준임에도 추가근무수당을 요구하는 것도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다. 파업 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허물기 위한 압박 역시 거세다고 공단 관계자는 주장했다. 

공단 관계자는 "하다못해 구민이 이용하는 주차장도 노조원들이 그동안 공짜로 이용해왔다"며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이런 일이 왜 가능하냐"고 비판했다. 이어 "공단 직원 복지증진에 대해서는 노조는 노조원만 혜택을 보길 원하는 행태를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파업을 둘러싼 이해 기관들의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시민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파업이 시작되면서 강북문화예술회관, 강북웰빙스포츠센터는 운영이 중단됐다. 강북구립도서관, 오동골프클럽은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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