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교차' 자동차 업계...올해 10대 뉴스 [굿바이 2022]

'희비 교차' 자동차 업계...올해 10대 뉴스 [굿바이 2022]

기사승인 2022-12-30 09:00:02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자동차

새주인 찾기 나선 쌍용차…KG 품으로

쌍용자동차 새주인 찾기는 올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로 손꼽힌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계약해지로 난관에 부딪혔던 쌍용차 인수전이 쌍방울그룹, 이엔플러스에 이어 KG그룹까지 참여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지난 3월 인수대금 잔금인 2743억원을 납입 기한까지 납부하지 못하자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이 해지됐다. 이 과정에서 에디슨EV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고 강영권 회장 지인 등이 포함된 에디슨EV 대주주 투자 조합은 주식 대부분을 미리 팔아 차익을 실현했지만 소액 주주들은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결국 쌍용차는 2021년 4월 회생절차 개시 후 1년 6개월에 새 주인인 KG그룹을 맞았다.

쌍용차는 M&A 성공 및 기업회생절차 종결로 경영 안정화와 미래 성장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만큼 판매 증대와 흑자전환을 통해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바뀐 車 구매 문화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구매 문화가 바뀌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차량을 받기까지 최대 30개월이 걸리자 자동차업체들은 기존에 제공되던 할인 혜택을 줄이고 있다. 

출고 지연은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현대차의 인기 세단 아반떼 1.6과 그랜저 2.5 가솔린 모델은 1년 새 대기기간이 각각 6개월(4개월→10개월), 3∼4개월(3∼4개월→7개월) 길어졌다. 지난해 10월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의 예상 인도 기간은 각각 4개월, 4∼5주, 9∼10주, 6개월이었지만 이번 달에는 24개월, 7개월, 10개월, 24개월로 크게 늘었다. 1년 늦게 계약하면 차를 받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0개월을 더 기다려야한다.

이처럼 대기가 길어지면서 신차 구매시 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도 줄어들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할인 혜택을 받는 대신 조금이라도 빨리 차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고금리 부담에 車 포기족↑

경기 침체에 자동차 할부 금리가 두 자릿수대로 치솟으면서 자동차 구매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 부담이 커지면서 신차 출고를 포기하는 이들도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에만 하더라도 2%대 금리로 신차 구매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금리가 3배 이상 오른 상태다. 여기에 출고 지연까지 겹치면서 자동차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신차 구매를 포기하는 고객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와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늘었던 자동차 구매 수요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고차시장 양극화 심화

중고차 시장의 경우 신차급 중고차와 연료효율이 좋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전체적인 중고차 거래량은 줄고 있지만 신규 등록 2년 이하 신차급 중고차와 친환경 자동차 시세는 신차 출고시세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 올 1월부터 8월까지 플랫폼 내 판매 데이터와 2020~2022년식 신차급 중고차 판매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 중 신차급 중고차의 판매 비중은 1월 12.9%에서 3월 15.5%, 5월 17.9%, 8월 20.1%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테슬라보다 비싼 현대차…현대차 美 보조금 논란

미국이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키면서 국내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처했다. 정부까지 직접 나서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당장은 해결책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대기업 증세 등을 골자로 한 IRA에 서명함에 따라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그룹의 차량이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발표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차종은 차량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989만원)의 세액공제 대상에서 전부 제외됐다. 아이오닉5·EV6·코나EV·GV60·니로EV 등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다. 1000만원에 가까운 보조금이 사라지면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다른 전기차들과는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는 현지 생산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현대차는 그렇지 못하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에 현대차는 차별화된 전기차 모델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공장 조기 착공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 친환경차 각광

유가가 무섭게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이 자동차 연료비 부담이 적은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자동차 누적 등록 현황 통계를 보면 전기차의 경우 2020년 13만 4962대에서 지난해 23만 1443대로 1년 만에 10만 대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2분기는 29만 8663대로 1분기 25만 8253대보다 약 3만대 가까이 늘었다. 업계는 올해 약 12만대 이상 전기차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 국내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내수 판매가 10만대를 돌파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기름 동난 주유소 '속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주유소에 기름이 동나는 '비상' 상태가 발생했다. 연료를 옮기는 탱크로리 기사들의 파업 참여로 인해 주유소들이 제때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국에 정유사 석유제품 운송에 관여하는 탱크로리(유조차)는 1400여대로, 조합원 가입률은 70%,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는 3분기부터 정유 4사 운송업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본격 모집했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영구화, 적용 대상 기존 컨테이너·시멘트 외 철강·자동차·위험물·사료(곡물)·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이어나갔다.

휘발유 보다 비싼 경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상 최고의 국제 유가 상승을 일으켰다. 특히 산업 전반의 수요가 폭증한 경유는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경제성을 잃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경유의 휘발유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며 디젤 지양 현상이 가속화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3년 1월부터 4월말까지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37%에서 25%로 낮춘다. 이 경우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98원 오른다. 경유, LPG의 유류세 인하는 기존과 같다.

삼성 떼고 르노코리아로 재탄생

지난해 고강도 구조조정 '서바이벌 플랜'을 펼쳤던 르노코리아가 올해는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사명에서 '삼성'을 떼고 홀로 서기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3월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곧바로 사명 변경에 돌입했고, 다른 한편에선 글로벌 신차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새로 짰다. 

지난 10월 출시한 XM3 하이브리드를 통해 친환경차 전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당장 내년 신차는 없지만, XM3 하이브리드 수요를 지속해가며, 2024년 예정된 길리홀딩그룹과의 합작 미래 신차 출시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경차 열풍…신흥강자 캐스퍼 등장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경형SUV 현대차 캐스퍼가 신차효과를 지속하며 올해에만 11월까지 4만4493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기아 레이도 차박과 경상용 수요를 대거 흡수하며 선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5년 만에 부분변경을 단행하면서 뒷심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이들 모델의 판매 확대세에 힘입어 경차 시장은 간만에 호황을 맞았다. 2년 동안 연간 10만 대 밑을 맴돌았던 경차 시장 규모는 올해 12만 대를 넘어섰다. 연간 13만 대 돌파도 목전에 두고 있다. 경기 침체·둔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값싼 경차의 인기가 지속해 오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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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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