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175억달러 이상을 내다 팔았다.
30일 한국은행이 홈페이지에 올린 올해 3분기 외환당국 순거래 자료에 따르면, 당국은 해당 기간 동안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175억4300만 달러를 순매도했다.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액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는 미국이 동 기간 기준금리를 두 차례 급등시키며 고강도 긴축에 들어간 것에 대한 방어 조치다.
환율은 지난 6월23일 1300원, 9월22일 1400원을 돌파하는 등 오름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외에도 인도와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공격적으로 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3분기까지 달러 매도 규모가 414억달러다. 2분기(150억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외환 당국이 시장에 달러화를 풀며 환율은 진정됐으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당국이 달러를 공급하면 시장에 달러화가 많아져 가치가 자연히 떨어진다. 하지만 환율 강세 현상이 계속되면 외환보유고가 감소해 더 이상의 방어가 어려워진다.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4631억1836만달러)보다 470억달러가량 줄어든 4161억달러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가 넉넉하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상승은 1997년이나 2008년 외환위기와 다르다”면서 “한국의 외화보유고는 세계 9위다. 외환 보유가 큰 나라에 그런 기준은 큰 의미가 없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미국 달러 강세로 타국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일 뿐 우리나라 외화 유동성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