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7대 은행지주에 주주환원 촉구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7대 은행지주에 주주환원 촉구 

기사승인 2023-01-02 16:54:12
주주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파트너스)은 2일 국내 상장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 등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서한을 보낸 은행지주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총 7군데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해당 은행지주에 오는 2월 9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하고 공정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현재 우리금융 지분 1%와 JB금융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다. DGB금융은 주주들로부터 지분 1%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 상법상 자본금 1000억원 이상 상장사의 주주는 지분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7대 상장 은행지주사는 모두 해당한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KB금융 10만주,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각 5만주 등 나머지 은행들도 0.5%에는 못미치지만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른 주주들의 위임을 받아 얼마든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간 대한민국의 상장 은행들은 예외 없이 해외의 주요 은행 대비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려왔다”며 “오랜 노력으로 해외 유수 은행에 비견되는 자산건전성, 자본비율, 자기자본이익률을 갖추었음에도, 비효율적인 자본배치와 부족한 주주환원으로 인해 주식 시장에서는 장부상 순자산가치에도 한참 못 미치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은행주는 현재 평균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에 거래되고 있다. 해외 은행의 경우 평균 1.3배 수준이다. PBR이 1미만이면 기업의 장부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국내 금융지주의 시가총액 밸류에이션은 장부가치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은행주가 실저평가된 까닭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 )도 작용했다. 주요 은행주는 배당주로 불리지만 이는 국내에 한정된 것이고, 해외 은행주(투자은행 포함)의 배당성향(40% 이상)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낮다는 평가다. 

미국 은행주(상업은행) BOA(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지난 5년 간 40%가 넘는 배당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의 배당성향은 40% 후반대에 달한다. 

또한 이자수익에 의존한 사업도 주가 부양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수익 가운데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6.15%인데 비해 비이자이익은 13.85%에 불과하다. 총자산대비 비이자순수익 비율은 0.24% 수준으로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HSBC(홍콩상하이은행)는 비이자이익 부문이 전체수익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BOA(Bank of America)도 46.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얼라인은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적으로 약 10%정도로, PER이 약 3배로 저평가된 상황에서는 대출자산 성장에 추가적인 자본 1조를 투입할 때 3000억(1조원×10%×3)에 불과한 가치가 주주에 귀속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출 성장보다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안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얼라인은 오는 9일 공개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이번 은행 주주환원 캠페인을 국내외 은행 투자자, 애널리스트, 언론, 은행 관계자 등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얼라인파트너스는 행동주의 펀드로 잘 알려진 곳으로 지난 3월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에 대한 주주가치 훼손 문제를 제기하면서 주주들의 지지를 받았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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