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사 홈페이지에 테슬라 차량 미국과 유럽 판매가를 줄줄이 낮췄다. 미국 내 출시되고 있는 세단 모델3와 모델S,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와 모델X의 판매가를 이전보다 6∼20% 할인했다.
유럽에서도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에서 자산의 테슬라 모델3과 모델Y 가격을 세부 옵션 구성에 따라 1∼17% 인하했다.
테슬라가 자사의 자동차 판매가를 인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그만큼 자사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2020년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점유율은 하락세다. 2021년 점유율은 71%, 지난해 64%로 줄어들고 있다. BYD를 비롯해 후발경쟁자들이 강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S&P글로벌에 따르면 향후 테슬라의 점유율은 25%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했다. S&P는 “테슬라와 똑같거나 더 나은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새롭고 더 구매 가능한 대안들이 나타나면서 테슬라의 입지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테슬라 비중이 미국 다음으로 큰 중국에서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43만9770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전체 시장에서 3위로 밀려났다. 1위는 중국 전기차기업인 BYD다.
테슬라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37.1% 증가했으나,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90.0% 증가한 567만대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지배력이 감소하자 기관들의 공매도 비중도 커졌다. 월가의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이자 헤지펀드의 전설로 꼽히는 빌 밀러 밀러밸류파트너스 회장이 아마존 지분은 두 배로 늘리고 대신 테슬라는 공매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는 경이로운 회사지만 3800억 달러의 가치(시가총액 규모)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테슬라는 시장 점유율을 잃으면서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반등하면 공매도를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 하락에 한때 머스크 신봉자였던 대주주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는 13일(현지시간) 기준 122.40달러로 1년 전 대비 64.37% 하락했다. 테슬라 3대주주 IT억만장자 레오 코건은 이달 초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를 믿었기에 테슬라에 전부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테슬라를 죽이고 있다. 내가 알았더라면 나는 테슬라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