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웹 기술인 ‘웹 3.0’은 기존 웹 2.0과 달리 블록체인 기반이다. 그래서 중앙 통제에서 자유롭다. 개방적이고 분산화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데이터를 소유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소유’다. 읽고 쓰기에만 바빴던 웹 2.0에서 한 걸음 나아간 개념이다.
웹 3.0 환경에선 데이터 주체인 ‘아무개’가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 그리고 본인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일찍부터 데이터 가치를 알아본 플랫폼 기업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아무개’ 데이터와 소유권을 챙겼다. 그리고 수익 사업(맞춤 광고 등)에 활용했다.
전문가는 웹 3.0가 도래하면 이 모든 게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박종훈 블록체인랩스 대표는 1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웹 3.0 구조가 정착되면 개인이 돈을 벌 수 있다 본다”며 “블록체인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효용이 다를 텐데 개인이 스스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웹 2.0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정보를 제공하고 지키기만 해왔지 소유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웹 상에 돌아다니는 정보가 온전히 ‘내 것’임을 인증할 수 없었다. 데이터 저장위치가 제각각이어서다. 이 데이터를 누군가는 계속 활용해왔다. 새로운 웹 기술과 함께 시작될 데이터 주권 강화는 정부가 현재 전 분야 확산을 추진 중인 ‘마이데이터’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박 대표는 “웹 3.0 에선 개인에게 데이터를 돌려주고 그 개인만 데이터를 컨트롤 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며 “이러면 개인에겐 데이터라는 자신이 생기는 것이다.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되고 원하는 타인에게 대가를 주고 팔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로만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헷갈릴 텐데 돈을 버는 경험을 하면 크게 와 닿을 것”이라며 “내 데이터가 돈이 된다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 사실 이게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로 수익을 챙겨온 웹 2.0 기반 회사는 웹 3.0이 오기 전 새 판을 짜야할 수 있다. 한 예로 아이폰 유저 데이터를 받아온 메타는 애플 정책 변화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아이폰 ‘앱 추적 허용’이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면서다. 메타는 인공지능으로 이들을 분석해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겨왔다.
박 대표는 “정책 변화 하나가 한 때 실리콘밸리를 호령했던 기업매출을 절반으로 깎는 걸 보면, 웹 3.0이 등장하면 기존 기업이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이 새로운 구조에선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무작정 데이터를 모으는 게 답이던 시절에서 앞으론 그러지 않은 환경이 올 텐데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 “웹2.0 기업은 스스로를 파괴해야 하는데 쉽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웹3.0은 웹2.0을 보완하고 결합할 때 시너지를 낼 기술이라 어디에서 응용할 수 있나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