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또 안전하게”...참사 잊지 않은 게임업계 [이태원 참사 100일]

“안전하고 또 안전하게”...참사 잊지 않은 게임업계 [이태원 참사 100일]

기사승인 2023-02-04 07:00:17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태원 참사 후 100일, 국내 게임업계는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이태원동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기념하기 위해 방문한 수많은 인파가 해밀톤 호텔 인근 내리막길의 좁은 골목에 갑작스럽게 몰리며 벌어진 참사였다. 사망자 159명, 부상자 196명 등 35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 예상된 상황에서도, 안전 관리를 위한 예방 조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탄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는 안전 사고 예방에 대한 인식 변화가 요구됐다. 3년 여 만에 오프라인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기 시작한 게임업계도 예외는 없었다. 인파가 밀집되는 것을 막고, 안전 인력을 늘리면서 사고 예방에 힘썼다. 
지스타 2022 현장.   쿠키뉴스 DB

작년 11월 17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선 나흘간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22’가 진행됐다. 이태원 참사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행사였기 때문에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안전에 더욱 신경썼다.

조직위는 관람객이 특정 장소에 밀집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입장권 발권부터 퇴장까지 단계별로 관리했다. 또한 사고 위험이 높은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는 안전 요원을 추가로 배치했다. 조직위와 지자체, 경찰 및 소방 등이 적극적으로 안전 대책을 마련한 덕분에 단 1건의 안전사고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이강열 지스타조직위 팀장은 당시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다”라며 “안전계획에 허점이 없는지 안전 요원, 경찰, 소방과 공조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했다”라고 말했다.

‘2022 한중일 e스포츠 대회’ 안전 매뉴얼.   한국e스포츠협회

지스타 2022와 함께 진행된 ‘2022 한중일 e스포츠 대회’ 역시 안전 매뉴얼을 수립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행사장 주변 소방, 경찰, 병원 등 유관 기관과의 사전 조율을 통해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행사장 내부와 외부에는 안전과 경호 요원을 배치했다.

협회는 쿠키뉴스에 “늘 비상상황 발생 시 가동 가능한 응급 상황 대처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인파 혼잡 대비책과 비상관리 운영 계획 등을 모두 준비했다”며 “지난해 8월 진행된 대통령배 아마추어 대회의 경우 스포츠안전재단을 통해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 전문 안전 전문 요원을 배치하는 등 이전부터 안전 부분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버닝비버 현장.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작년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팝업 빌딩에서 인디게임 축제인 ‘버닝비버 2022’를 개최했다. 건물의 지상 1층부터 지하 2층까지 운용돼 계단을 이용한 관람객들이 이동이 잦았다. 

스마일게이트는 내려가는 계단과 올라가는 계단을 나눠 관람객 간 동선이 겹치지 않게 구성했으며, 행사장 안팎에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이와 관련해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중앙에 있던 계단은 안전을 위해 사용성보다는 미관을 강조했다”며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가는 계단을 나눈 이유는)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조처였다”고 말했다.
‘제 2회 인디플 어워즈’서 인사말 중인 홍영기 부회장   사진=쿠키뉴스 DB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2회 인디플 어워즈’ 시상식은 소규모의 인원이 참석한 행사였지만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한국인디게임협회는 사람들이 몰려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자 접수를 진행했다.

한국인디게임협회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170명이 입장할 수 있는 회관을 대여했지만 100명으로 입장을 제한했다. 행사 이후 진행된 네트워크 파티도 최대 수용인원이 78명이었지만 50명만 받아 혼잡도를 줄이고자 했다”고 알렸다.
팬들과 기념 촬영 중인 ‘케리아’ 류민석.   쿠키뉴스 DB

국내 유명 e스포츠 게임단 T1은 지난해 12월 31일 진행된 ‘T1 CON(T1 콘)’ 행사에서 사고 없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노력했다. 일반인으로 구성된 ‘안내 요원’이 아닌 사설 경호업체 직원인 ‘안전 요원’으로 인원을 꾸렸다. 총 32명의 안전 요원을 통해 각 층 에스컬레이터와 행사장 안팎을 지켰고, 내부에 많은 인원이 몰릴 것을 대비해 내부와 외부에 차단봉을 설치했다. 이로 인해 팬들이 야외에서 오래 대기해야 할 경우를 고려해 4대의 가스 난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T1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안전은 늘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번 T1 콘에서는 (퇴장시) 팬들이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순간에도 많은 안전 요원을 배치했다. 사고 없이 마친 점에 있어 팬분들께서 좋은 의견을 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롤파크 전경.   라이엇 게임즈
 
라이엇 게임즈는 사고 방지를 위해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시즌부터 더 많은 경호 인력을 배치했다. 전년 대비 운영 스태프 수를 증원했으며, 장내 안전 요원을 배치해 선수와 관람객을 보호하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롤파크 입장객 수가 1000명을 넘는 시점부터는 모니터링을 시작한다. 또한 불의의 사고를 대비해 장내 소지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LCK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군중 밀집도 관리는 기존부터 하고 있던 안전 관리 사항이었다”며 “관람객 대비 안전요원 수를 기준보다 더 배치했다. 안전 관리 및 사고 대응에 대한 세밀하고 효과적인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하고 있다”고 알렸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성기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