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카카오 맞손, 이수만 반격…흔들리는 ‘광야’

SM·카카오 맞손, 이수만 반격…흔들리는 ‘광야’

기사승인 2023-02-07 17:14:53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광야’가 흔들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을 둘러싼 내홍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다. 광야는 SM이 2020년부터 미래 엔터테인먼트 비전으로 내세운 SMCU(SM 컬처 유니버스) 속 가상 세계관이다. 그러나 SMCU를 주도한 이수만 최대주주가 최근 SM과 결별한 데 이어 SM과 카카오의 협력에 반기를 들면서, 광야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이수만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우는 SM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7일 밝혔다.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SM 지분 9.05%(전환 후 기준)를 취득했다고 알린 지 약 1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카카오는 이번 계약에 약 2171억원을 들여 SM 2대 주주가 됐다. SM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글로벌 음악 퍼블리싱과 글로벌 사업 확대, 국내외 레이블 인수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만 측은 SM이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을 두고 “현 경영진에 우호적인 지분을 확대하고 지배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SM 최대주주인 이수만은 그간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과 갈등을 겪어왔다. 얼라인은 이수만이 지분 100%를 보유한 라이크기획과 SM 간 프로듀싱 계약 등을 문제 삼았다. SM에 향후 프로듀싱 방안을 발표하고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라고도 요구했다. SM은 백기를 들었다. 라이크기획과 계약을 지난해 말 조기 종료했다. 지난달 20일 입장문을 내 얼라인 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겠다고도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

이 과정에서 이수만과 이성수 SM 공동대표의 사이가 나빠졌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이를 의식한 듯 이 공동대표는 지난 3일 공동 프로듀싱 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SM 3.0 비전을 발표하면서 “여전히 주주로서 SM을 응원해주시는 이수만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수만 측이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가 최대주주와 아무런 협의 없이 얼라인의 제안에 합의했다”고 밝히며 SM 내홍설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SM에 등기이사로 재직 중인 가수 겸 배우 김민종도 지난 5일 SM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두 공동대표가 선생님(이수만)과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는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지분 인수로 최대주주 이수만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수만 측이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SM 이사회가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이수만 측은 “회사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회사 지배관계와 관련한 영향력에 변동을 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SM은 이수만 측 반격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내분설에도 입을 닫았다. 카카오 측은 이번 투자가 이수만과 SM 간 내홍과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투자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가 각사 해외 파트너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K-팝 아티스트를 공동 기획하는 등 IP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만 강조했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도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SM이 글로벌 선도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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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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