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분쟁이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와 관련한 폭로전으로 번지고 있다. 현 경영진이 이 전 총괄의 과거 행실을 문제 삼는 주장을 펼치며 ‘이수만 스캔들’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16일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전 총괄을 공개 저격했다. 그동안 공개 발언을 자제하던 이 대표가 이 전 총괄의 행적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영상에서 그는 이 전 총괄이 홍콩에 개인 법인을 설립해 해외 음반사로부터 이익을 취득한 것과 측근들을 앞세워 영향력을 이어가려 한 점, ESG 캠페인을 표방해 부동산 사업권을 얻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도 폭로했다. 이 대표 발언에 따르면, 이 전 총괄은 새 시장 개척과 문화 교류를 빙자해 뮤직시티를 건설할 것을 주장했다. 뮤직시티에 카지노 시설을 두는 방안도 언급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 전 총괄은 많은 관광객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도 운운했다”면서 “여러 사람이 이를 듣고 말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 에스파 컴백이 밀린 이유는 지속가능성·나무 심기·ESG를 강조한 이 전 총괄의 무리한 프로듀싱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대표의 앞선 행보와 상반된 행태다. 이 대표는 이달 초 SM 3.0 전략을 발표한 것 외에는 개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켜왔다. 하지만 하이브가 SM을 인수하고, 이 전 총괄의 측근들과 연제협이 잇따라 옹호론을 펼치며 현 경영진에게 압박을 이어가자 전면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폭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최근 일부 주주와 SM 팬덤이 하이브에 주식을 매도한 이 전 총괄의 행태를 두고 반감을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 전 총괄에 대한 반발 심리를 자극해 여론을 포섭하려 한 게 아닐까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실제로, 해당 영상에는 SM의 오랜 팬을 자처하는 누리꾼이 몰려 “SM과 직원·아티스트들을 지켜달라”,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응원 댓글을 달고 있다.
이 대표는 영상 말미 대주주로부터 독립된 이사회를 꾸려 모든 주주의 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괄의 기존 행보를 욕심과 과오라고 표현하며 SM 팬들과 주주들을 지칭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 전 총괄은 이 대표의 발언에 참담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 전 총괄은 측근을 통해 “(이 대표를) 상처한 아내의 조카로서 네 살 때부터 봐왔다. 열아홉 살에 SM에 들어와 팬관리 업무로 시작해 나와 함께 했다”면서 “아버님이 목사인 가정에서 자란 착한 조카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측근은 본지에 “세세하게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면서 “(이 전 총괄이) 이 상황을 많이 속상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