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줄이고 금리 올리는 카드사…소비자 부담 가중

혜택 줄이고 금리 올리는 카드사…소비자 부담 가중

대출금리 내린 은행들
카드사 대출금리는 20% 육박
“저신용자, 불법사금융 내몰릴 수도”

기사승인 2023-02-17 11:37:41
쿠키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돈잔치’를 비판한 뒤 은행권에서 대출금리를 잇따라 내렸다. 하지만 저신용자 등 취약차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사 대출금리는 여전히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4.29%)과 비교해 0.47%P 하락했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국내 8개 은행(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KB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5.43~6.83%에서 4.96~6.36%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변동형 상품은 연 5.89~6.89%에서 5.42~6.42%로 내려갔다. 전세대출과 일부 신용대출 상품 금리도 함께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전세대출은 이날 연 5.14~6.54%에서 4.67~6.07%로 하락했다.

카드사 대출 금리는 여전히 높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금리는 12~13%대 였지만 11월 14.84%, 12월 15.06%까지 치솟았다.

고금리와 대출규제로 저신용자들의 최후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카드론은 최근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7개 전업카드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 신용평점 700점(KCB 기준) 이하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지난 2021년 1분기 3조4814 억 원에서 2022년 4분기 1조9749억 원으로 43% 감소했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고객 혜택을 점점 더 줄이는 실정이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최근 적립과 할인 혜택으로 일명 ‘혜자카드’(혜택을 많이 주는 카드)로 인기를 끌었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잇따라 단종시켰다. 신한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에서도 신규 카드발급을 중단하는 등 업계에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카드사가 연봉 50%를 성과급으로 주는 등 ‘돈잔치’를 벌인 상황에서 고객 혜택부터 줄이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범원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사실상 최후 보루인 카드론 대출마저 막히면 저신용자들은 리볼빙이나 현금서비스, 혹은 최악의 경우 불법 사금융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며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최근 성과급 잔치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다보니 사회 환원을 많이 얘기하는데 그것도 좋지만,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카드론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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