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하이브 독과점, 주주·팬 피해 우려”

SM “하이브 독과점, 주주·팬 피해 우려”

기사승인 2023-02-20 10:40:38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가 20일 기업설명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을 향해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호소했다. 소속 가수 팬덤을 비롯한 K팝 팬들에게는 “하이브가 SM 경영권을 가져가 시장을 독식하면 K팝 팬들이 가장 크게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SM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은 장철혁 이사는 20일 오전 유튜브에 공개한 ‘SM이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 영상에서 “‘SM 3.0’이 발표되자마자 최대주주 지분 매각에 이어 경쟁사(하이브)의 적대적 M&A 시도가 논의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이사는 하이브의 SM 인수에 반대하는 이유로 △ 주주 전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아 SM 기업가치 및 주가 하락이 우려되고 △ 하이브가 언급한 양사 간 시너지가 불분명하며 △ 하이브가 공정거래위원회 사전 심사를 회피해 향후 리스크가 발생하는 점을 꼽았다.

그는 “하이브가 SM 지분을 인수하는 데 1조원 넘는 자금이 투입된다. 자금 조달을 위해 거액의 단기 차입도 발생할 정도로 중대한 결정이다. 그런데도 하이브는 SM에 실사자료 제공 협조 요청도 하지 않았다”면서 “기업 거버넌스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다. 이들이 SM을 인수하면 SM도 취약한 거버넌스에 놓인다”고 주장했다.

장철혁 SM CFO가 밝힌 하이브 인수 반대 이유. SM

SM 소속 가수 팬덤이 가장 우려하는 SM 독립 경영도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아티스트 음반 발매 시기가 연간 100회 수준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하이브 소속 레이블 아티스트만으로도 발매 시기가 포화됐다. SM 아티스트 음반 발매는 후순위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위버스 입점 등도 “SM에겐 전혀 이득이 없으며 오히려 자체적인 플랫폼 사업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는 하이브가 SM을 인수할 경우 K팝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갖게 되는 점도 우려했다. 최근 하이브가 소속 가수 콘서트 티켓 가격을 대폭 올린 점을 꼬집으며 “SM과 하이브가 합쳐지면, 티켓값 상승이 가속화돼 팬 분들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이는 하나의 예시일 뿐, K팝 시장 내 독과점 피해는 아티스트, 음악, 공연의 다양성 저하와 같은 더 다양하고 직접적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하이브가 M&A를 추진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하이브가 공정위 사전 심사를 받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고 소액주주를 상대로 공개매수에 나선 점을 하나의 거래로 보고 사전 심사를 받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SM이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 유튜브 SM타운 채널

장 이사는 “하이브가 SM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앞으로 이어질 공정위 심사는 SM 미래에 리스크(위기) 요인으로 작용한다. 독과점 이슈로 기업결합신고가 반려되면, SM 지분이 대량으로 시장에 쏟아져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건부 결합 승인을 받을 경우엔, 하이브에서 시정 조치를 실행하려 SM 사업 규모를 축소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소액주주를 향해서는 “SM 주가는 지난 15일 하이브가 지정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 원을 넘어섰다. 앞으로 SM 3.0이 구현될 경우 그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오늘 기업설명회에서 SM 3.0 전체 전략을 전달할 테니 들어보고 (매매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SM 지분 9.05%를 인수한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에 관한 이야기도 추후 공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이사는 “하이브의 적대적 M&A 시도는 SM이 그간 해온 치열한 고민과 노력, 그리고 SM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해 온 가치를 모두 무시하는 것”이라며 “경영진 역할은 SM 임직원과 소속 아티스트, 팬과 주주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팬과 주주분들이 믿어주시는 한, SM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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