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에 웃은 손보사…“올해는 불확실성 크다”

최대 실적에 웃은 손보사…“올해는 불확실성 크다”

5대 손보사, 지난해 순이익 4조원 돌파
새 회계기준·보험료 인하·금융당국 압박 ‘변수’

기사승인 2023-02-24 06:00:26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5대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4조를 돌파했다. 직원들에게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잔칫집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상황을 낙관하기 힘들다. △교통량 및 의료 이용량 증가 △자동차 보험료 인하 △원가 상승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등이 실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4개 손보사, 지난해 대비 두자릿수 ’껑충’

23일 업계에 따르면 5대 손보사(삼성화재·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10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먼저 국내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겼다. 삼성화재가 지난 21일 발표한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141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DB손해보험은 당기순이익 980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7769억원 대비 26.2% 올랐다. 메리츠화재는 당기순이익 8683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전년보다 30.9%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8년까지 손보업계 4위에 머무르다가 현대해상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증가한 5609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55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4.8%가 증가했다. 

왜 이렇게 벌었나 보니…장기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손보사 실적이 사상 최대를 경신한 배경은 무엇일까. 보험사들은 먼저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점을 꼽았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손해율이 높을수록 보상금을 더 많이 물어줘,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크지 않게 된다.

장기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이며 상해, 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암, 어린이, 건강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DB손보와 KB손보, 삼성화재 등이 백내장 수술 등 실손의료보험금 과잉 청구에 대한 지급 심사 기준 강화로 장기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점을 실적 개선 배경으로 언급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가 급등은 교통량을 줄였다. 결과적으로 사고율이 감소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영향을 줬다.

“올해는 낙관 어렵다” 이유는

하지만 올해 전망은 불투명하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교통량 및 의료 이용량 증가, 자동차 보험료 인하, 그리고 원가 상승 영향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은 낙관할 수 없다”면서 “지난해 4월에 이어 오는 25일까지 합하면 사실상 자동차 보험료를 2번이나 내렸다. 보험료 인하가 어떻게 손해율에 반영되는지 보려면 하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서 부품값, 인건비가 올라가는 것도 부담으로 꼽았다.

새로 도입되는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도 업계에서 큰 이슈다. IFRS17은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이 큰 골자다. 또 다른 관계자는 “IFRS17 적용으로 웃는 보험사도 있겠지만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구성됐느냐에 따라 IFRS17가 재정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 다르다”며 “장기계약 비중이 큰 보험사라면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IFRS17 적용 시 재정이 악화되는 보험사들도 분명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외압’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다.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율과 시기 결정에 금융당국과 국회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리스크가 사라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업계에 분명 긍정적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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