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한동훈, 정순신 논란 정말 몰랐나…커지는 의문

尹대통령·한동훈, 정순신 논란 정말 몰랐나…커지는 의문

아들 학폭으로 국가수사본부장 하루 만에 낙마
한 장관 “전혀 몰랐다”·대통령실 “검증 한계”
정의당 “서울중앙지검서 한솥밥…국민 뭘로 보나”

기사승인 2023-02-27 20:40:01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임형택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교폭력 문제를 사전에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7일 교육부에 학폭 근절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학폭 근절 대책을 조속히 보고하라”고 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자녀에 대한 검증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검증에서 문제가 걸러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검증 제도를 개선할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한 법무부 장관도 몰랐다고 주장한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정순신 논란을 이미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대통령실의 의뢰를 받는 경우에 한해 기계적·1차적 검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증 대상이나 내용에 대해 상세히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폭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17년이다. 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관이었고 한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고 있었다. 특히 한 장관은 정 변호사와 사법고시 동기다. 또 정 변호사가 아들에 대한 징계를 막기 위해 행정소송을 벌인 것은 이미 2018년 KBS에 보도도 됐던 사안이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의구심은 계속 커지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익명으로 보도를 했기 때문에 몰랐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검찰 출신들이 국민을 얕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KBC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해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함께 근무했던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순신 당시 인권감독관의 아들 학폭 논란을 몰랐을 리가 없다”면서 “검찰 공화국이기 때문에 검증도 ‘이건 익명으로 보도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모르겠지’ 하고 옹호하고 넘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에서도 이날 논평을 내 “말단 책임론과 학폭을 잡겠다는 둥, 대통령이 화를 냈다는 둥 유체이탈 화법으로 또 무책임한 미꾸라지 본성부터 나오고 있다. 문제의 사건이 발생하고 법적대응 중일 때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정 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에서 고위검찰들로 한솥밥을 먹고 있었다. 도대체 국민들을 뭘로 보고 있는 것인가”라며 사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정 변호사는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아들 학폭 문제로 하루 만에 낙마했다. 행정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정군은  지난 2017년 유명 자율형 사립고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한 동급생 A군에게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가했다. 정군은 “돼지새끼” “빨갱이”라며 A군을 수시로 비난했고, ”사료나 처먹어라”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 폭언도 했다. A군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증세로 정신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자살 시도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는 전학 처분을 내렸다. 정 변호사는 법무법인을 선임해 대법원까지 학폭 징계 취소소송을 이어갔지만, 1·2심은 물론이고 대법원에서도 모두 패소했다. 정군은 2019년 2월 전학 조치됐다. 이듬해 정군은 수능 성적만 보는 정시 전형으로 서울대에 진학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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