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ESG ETF 희비…한화 실적 이어 수익도 급락

자산운용사 ESG ETF 희비…한화 실적 이어 수익도 급락

기사승인 2023-03-03 06:00:11
최근 주주행동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정작 국내 운용사들이 내놓은 관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TF(상장지수펀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펀드를 제외하고 다수의 ESG ETF는 설정일 이후 마이너스 수익권에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자산운용이 내놓은 ESG ETF는 설정일 이후 20%가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2021년 이후 설정된 ESG ETF 가운데 수익을 낸 펀드는 2개에 불과했다. 신한자산운용이 지난 2021년 9월 10일에 설정한 SOL 미국S&P500ESG는 설정일 대비 3.48%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ESG 테마의 S&P500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21년 5월에 설정한 ‘ACE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도 설정일 기준 대비 2.50% 수익을 냈다. 이 펀드는 △전기차 △수소차 △2차전지 △전기차배터리 등 ‘친환경 자동차 밸류체인’ 기술과 관련도가 높은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담았다. 

반면 일부 펀드 상품은 20%가 넘는 손실을 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ESG액티브’는 설정일 기준 대비 마이너스(-) 26%로 집계됐다.  해당 펀드는 ESG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기업을 선택했다기 보다 코스피 우량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삼성전자(17.77%), SK하이닉스(8.75%), LG화학(8.42%), 네이버(7.68%), 카카오(6.79%) 등이 이 펀드의 주요 종목으로 편입됐다.

운용사 가운데 펀드 수익률(ESG ETF)이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낸 곳은 한화자산운용이다. 한두희 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내정자)이 지난 2021년 자사 신임 대표로 취임한 이후 ESG 관련 ETF 2종을 내놓았으나 둘 다 20%가 넘는 손실(설정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선보인 ESG 액티브 ETF인 ‘ARIRANG ESG가치주액티브’와 ‘ARIRANG ESG성장주액티브’는 설정일 기준 대비 각각 22.57%, 24.85% 손실을 내면서 벤치마크지수 보다 밑돌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부진한 펀드 수익만큼이나 실적도 가파르게 하락세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93.5% 감소한 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 간 한화자산운용의 이익 성장은 후퇴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70억원, 2020년 206억원, 2021년 185억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93.5% 이익이 급감했다. 

수익 급감에 직원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 정규직 직원은 216명으로 전년 말(244명) 대비 줄어들었다. 오히려 비정규직 직원은 138명으로 전년(125명) 보다 늘어났다. 최근 한화자산운용은 일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정규직 신분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반면 실적이 늘어난 이지스자산운용은 직원 수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의 직원 수는 총 472명(정규직 433명·비정규직 21명)으로 전년(397명) 보다 늘어났다.

한화그룹의 조직개편으로 맞트레이드 된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전 한화자산운용 대표),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최근 실시한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조직 개편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고 추정한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달 31일 한화생명을 제외한 금융계열사 4곳의 사장단 인사를 깜짝 단행했다.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대표가 한화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한화자산운용 한두희 대표가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로 이동한 것이다. 한 대표는 한화운용 신임 대표로 내정된 지 1년 반도 못 채우고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중형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476억 순손실)를 낸 곳이다. 이에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가 맞트레이드 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오히려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 모 회사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의 지분 46.08%를 보유한 모회사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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