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 공개매수에 1조원대 투입 결정 속내는

카카오, SM 공개매수에 1조원대 투입 결정 속내는

기사승인 2023-03-07 10:04:22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 로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양자구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카카오가 SM 주식 매수에 1조원대 자금을 쏟아붓기로 했다.

7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양사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SM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총 833만3641주를 공개매수한다고 공고했다. 1조2500억원 단위의 대규모 투자다. 전체 SM 주식의 35%에 해당하는 지분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각각 절반씩 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공개매수 가격을 하이브(주당 12만원)보다 25% 높게 잡았다. 전날 SM 종가 13만100원보다도 14.5% 높다. 카카오 공개매수 발표 이후 오전 10시4분 기준 SM 주가는 14만7100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공개매수가 예정대로 성사되면 카카오는 SM 1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현재 최대 주주는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매수한 하이브(19.43%)다.

카카오는 전면에 나선 이유로 “SM과 사업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날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함께 성장하기 위해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으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SM과 파트너십을 안정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카카오는 “SM 고유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독립 운영과 기존 아티스트의 연속·주체적 활동을 보장하겠다”면서 “소속 아티스트와 임직원 이탈 없이 기존 SM의 핵심 경쟁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거로 소속 음악 레이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및 제작사 멀티 스튜디오 레이블의 성공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SM의 음원 및 아티스트 IP와 카카오엔터의 IP 비즈니스 역량을 더해 세계 시장에서 양사의 IP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난처해졌다. 앞서 법원이 카카오에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한 SM에게 적법성이 없다고 판단하며 승세는 하이브에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대규모 자금 투입을 결정하며 판세가 다시 뒤바뀌었다. 카카오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1조1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만큼,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새 승부수를 띄운 모양새다. 현재 하이브는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후속 대처를 논의 중인 상황이다.

다만 정기주주총회가 여전히 큰 변수로 남아있어 판도를 가늠하긴 어렵다. 카카오와 하이브 모두 지분율과 관계없이 의결권을 갖지 못한 상태다. 이 전 총괄이 보유한 18.4%는 하이브에 쏠려 있으나, 소액 주주 비율이 60%에 이르는 만큼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의결권을 가진 국민연금(8.96%)과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은 현재 명확한 노선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SM, 카카오와 하이브가 주주총회 전까지 소액주주 표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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