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서울 강남 3구에 속하는 강남, 서초구에 브랜드 아파트가 줄줄이 분양한다. 서울은 올 초부터 시작된 부동산 규제 완화로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2000건을 회복했고, 실거래가지수도 상승했다. 그 틈을 타 대형건설사들이 고급아파트 짓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예로 들 수 있다. 청담 삼익은 강남권 입지에 한강변 아파트로 재건축 최대어로 꼽혔다. 대치동 구마을 제3지구 재건축하는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도 눈여겨볼만하다.
청담익아파트는 조합설립 무효화·오염토 등 부침을 이기고 오는 2025년 하이앤드브랜드 ‘르엘’로 재탄생한다. 시공사는 롯데건설이다. 1261세대가 입주한다. 지하 4층~지상 35층 건물 9개동이 생긴다. 이중 일반분양이 176세대라 청약 당첨가점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지는 좋다. 우선 역세권이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서 도보 8분 거리에 있다. 올림픽대교와 영동대교가 인접했다. 또 학세권이다. 청담사거리엔 ‘명문’ 경기고가, 단지 앞엔 봉은초등학교와 봉은중학교가 있다. 현장에 막 도착했을 땐 하교 시각이라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가 많았다. 학원 승합차가 두,세대 오갔다.
한 여성은 “초등학교 앞이라서 관심이 많다”며 “자녀 계획이 있다면 학교는 아파트를 고르는 첫 번째 조건”이라고 전했다. 봉은초고개만 넘으면 삼성동이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삼성동 고급 빌라에 사는 아이들도 입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리인도 “재건축하면 살기에 이만한 동네가 없다. 주변과 다르게 유흥시설 하나 없이 깨끗하고 한강에, 역세권에, 주거지로선 최고”라고 전했다. 이어 “입주할 즈음엔 아무나 못 오는 동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사 현장을 보고 싶어 느긋한 걸음으로 학교 뒤 공원에 올랐다. ‘삼성해맞이공원’이 학교 뒤에 있다. 행정구역상 아파트 단지는 청담동, 봉은초교는 삼성동에 속한다. 한강과 뚝섬이 있고 고개를 돌리면 잠실종합운동장과 롯데타워가 보인다. 하교하는 아이 손을 잡고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참 뿌듯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삼익 재건축은 주민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근처 아파트에서 30년 이상 거주했다는 여성은 “잔여세대가 없어서 분양은 삼익만 하고 홍실(아파트)에 기존에 살던 분들이 들어간다고 들었다”며 “아무래도 학군이 좋으니까 분양되면 아이 있는 집들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익 재건축 현장 옆엔 홍설 아파트 재건축 공사도 진행 중이다.
관건은 분양가격이다. 분양가는 최소 6000만 원부터 시작할 걸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청담삼익아파트 106.86㎡가 28억 원에 거래됐다. 3년 전만해도 평당 1억 원이 넘었다. 옵션 등을 더하면 분양가는 더 오를 수 있다.
A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는 (평당) 6000~7000만원으로 예상 한다”며 “분양하면 주목을 많이 받을 단지다. 되기만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B부동산 관계자는 “5~6월에 동호수가 나오면 분양가격이 나올 것”이라며 “여기야 뭐 최고다. 경쟁률은 무조건 셀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대치동 구마을 제3지구 재건축)도 눈여겨볼만하다. 명문 휘문중학교와 휘문고등학교가 도로 건너에 있고, 가까이에 대현초등학교, 대명중학교가 있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까지 걸어서 12분이다. 현대백화점 본사 등 주변 인프라도 갖췄다.
다만 세대수가 작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245가구가 입주한다. 조합원 169가구, 일반분양 76가구며 각각 4월과 5월에 분양한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5년 6월이다. 분양가는 ‘청담르엘’과 비슷할 전망이다. C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는 6000만 원대로 예상 한다”라며 “대단지는 아니지만 경쟁률이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반 분양 물량이 적고 워낙 소규모라 분양 성적이 좋고 나쁨을 표본으로 삼기엔 작은 단지”라면서도 “워낙 입지가 좋아 분양은 잘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