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만에 4패…‘전북 왕조’ 끝 도래 했나 [K리그]

7경기 만에 4패…‘전북 왕조’ 끝 도래 했나 [K리그]

2018시즌부터 5연속 리그 우승 차지한 전북
올 시즌 2승 1무 4패로 9위까지 쳐져
주축 이룬 베테랑들 대거 이탈, 팀 색채마저 잃어

기사승인 2023-04-17 18:11:56
수원FC전에서 패배하고 아쉬워하는 전북 현대 선수단.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올 시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지난 1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7라운드 수원FC와 맞대결에서 0대 1로 패배했다. 전북은 시즌 4패(2승 1무)째를 당하면서 9위로 내려앉았다.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울산 현대가 시즌 초반 6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달리는 것과는 확연히 대조된다.

전북은 2010년대 K리그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2009년 리그 첫 우승을 포함 2010년대에만 8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7년부터는 5년 연속 K리그1 정상에 섰다. 지난 시즌 울산 현대에 리그 트로피를 내줬지만,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경기를 단 7번만 졌는데, 올 시즌에는 4분의 1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4번이나 패배했다.

전북의 부진 이유로는 ‘베테랑의 부재’가 지적된다.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겨울 이적 시장 기간에 세대 교체를 위해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단행했다. 독일 무대에서 돌아온 이동준을 비롯해 정태욱, 김건웅, 이수빈 등 유망한 선수들을 대거 품었다.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김보경(수원 삼성), 이용(수원FC), 이승기(부산 아이파크), 최보경(수원FC), 이범수(부천FC) 등 팀의 전성기를 이끈 30대 베테랑들을 대거 떠나보냈다.

중심축들이 한꺼번에 팀을 떠나면서 팀의 조직력이 무너진 모습이다. 거듭 겹치는 공격 동선, 수비 실책이 이어지고 있다. 홍정호나 최철순 등은 남아 있지만 이들로는 역부족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설상가상 김진수, 조규성 등은 부상으로 현재 라인업에서 빠져 있다.

전북의 팀 스타일인 ‘닥공(닥치고 공격)’도 자취를 감췄다. 닥공은 단순히 별칭을 넘어 전북 축구의 정체성을 상징했다. 1골을 내주면 2골을 넣어 승점을 쟁취해왔다.

하지만 김상식 감독이 부임한 이후 전북의 득점력은 매 시즌 줄어들고 있다. 김 감독 취임 시즌인 2021시즌에 경기당 1.86골을 기록한 전북은 2020시즌에는 1.47골, 올 시즌엔 1골로 계속해 득점력이 줄어들고 있다. 수원FC전에서 11개의 슈팅(유효 슈팅 9개)를 날렸지만 수원FC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김상식 감독, 허병길 대표이사의 퇴진을 촉구하는 전북 현대 서포터스.   프로축구연맹

전북팬 박균태(27)씨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구단의 전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과거 전북은 닥공이라 불릴 정도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여주는 팀이었다. 김상식 감독이 부임한 이후 구단의 아이덴티티는 사라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성적이 부진하자 전북 팬들은 지난 1일 포항 스틸러스전이 끝난 뒤 경기장을 떠나려던 구단 버스를 가로 막기도 했다다. 전북 서포터즈들은 김상식 전북 감독과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또 구단 서포터즈들은 경기 도중 구단을 비판하는 걸개를 들어올리거나, 응원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분위기를 쇄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정마저 전북의 편이 아니다. 전북은 오는 23일에는 2연승을 달리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며, 26일에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 하나시티즌을 만난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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