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즐겁고 행복하기만을 바랍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지난 21일 발매한 솔로음반 ‘디 데이’(D-DAY)에 담은 소망이다. 슈가는 24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을 통해 공개한 신보 소개 영상에서 “지금 이 순간 전하고 싶은 이야기로 (음반을) 채웠다. 많은 분들이 듣고 즐겨주시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 데이’는 슈가가 또 다른 예명 어거스트 디(Agust D)로 내놓는 세 번째 음반이다. 그는 2016년과 2020년 각각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와 ‘D-2’를 냈다. ‘디 데이’는 슈가가 ‘D-2’에 싣지 않은 곡들로 꾸린 음반이다. 타이틀곡 ‘해금’을 포함해 모두 10곡이 담겼다. 모두 슈가가 작사·작곡한 노래다. 선공개곡 ‘사람 pt.2’에 피처링한 가수 아이유를 비롯해 팀 동료 제이홉, 지난달 세상을 뜬 일본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등이 힘을 보탰다.
타이틀곡 제목인 ‘해금’은 국악기 해금(奚琴)과 ‘하지 못하게 하던 것을 푼다’는 해금(解禁)을 모두 뜻하는 단어다. 슈가는 이 곡에서 “금지된 것들로부터의 해방”이라며 “이 노랜 금지된 것을 푸는 것”이라고 랩을 한다. 고(故)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 일부를 변형한 7번곡 ‘극야’에선 “수많은 진실들과 수많은 거짓들 사이/ 우리는 제대로 세상을 바라보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슈가는 “음반의 핵심 주제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듣는 시대지만, 그런 것들에 조금만 덜 신경 쓰고 내게 집중하자는 이야기를 꽤 많이 했어요. 그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 존재가 자기 자신이잖아요.” 평가와 입방아에 내던져진 숙명을 극복한 이의 깨달음이란 이런 걸까. 슈가는 9번곡 ‘스누즈’(Snooze)에 동료·후배 뮤지션들을 향한 위로도 담았다. 그는 이 곡에서 “나를 보고 꿈을 꾸고 있는 당신의 등 뒤엔/ 항상 내가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말아”라고 읖조린다.
반응은 뜨겁다. 한터차트에 따르면 ‘디 데이’는 발매 당일 107만장 넘게 팔렸다. 첫날 판매량으로는 K팝 솔로 가수 최고 기록이다. 타이틀곡 ‘해금’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 86개 국가/지역의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고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설명했다.
음반과 같은 날 공개된 디즈니+ 다큐멘터리 ‘슈가: 로드 투 디 데이’(SUGA: Road to D-DAY)엔 ‘디 데이’ 음반 작업 과정과 슈가의 여행기가 담겼다. 오는 26일부턴 슈가의 첫 솔로 월드투어도 시작한다. 슈가는 “가수는 노래하는 사람이기에 앞서 공연하는 사람”이라며 “한 달 전부터 스케줄을 비워놓고 꾸준히 연습해왔다. 그 어느 때보다 마음 편하게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팬들을 만날 생각에 두근두근할 뿐 긴장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어거스트 디 3부작의 마지막 음반이라 더더욱 공을 들였습니다. (3부작을 완성하는 데) 7년이 걸렸네요. 그냥 즐겨주세요. 공감하고, 울고, 웃고…. 이런 역할을 하려고 방탄소년단과 슈가, 어거스트디라는 사람이 있는 거니까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