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척결관: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마력척결관)’는 원작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게임이었다. 게임성과 스토리, 전략적 요소가 적절히 배치돼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 퍼블리싱 레이블 라이엇 포지는 지난 19일 마력척결관을 출시했다. 마력척결관은 LoL 지식재산권(IP) 기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지난 2021년에 선보인 ‘몰락한 왕’과 ‘마법공학 아수라장’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심오한 스토리, 배경지식 있어야 더 즐거워
게임 스토리 라인은 LoL 세계관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초반 오프닝 소개 영상에서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있다고는 하지만 몰입해 게임을 즐기려면 기본적으로 LoL에 세계관에 대한 이해도를 요구한다. 원작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이용자라면 즐거움을 100% 느끼기엔 어려움이 있다.
LoL 세계관에 익숙한 이용자라면 마력척결관에서 사일러스의 새로운 모습과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앞서 2021년 라이엇 게임즈는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통해 순수한 어린아이였던 ‘파우더’가 어떻게 미치광이 범죄자 ‘징크스’로 성장했는지를 조명한 바 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캐릭터의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스토리를 풀어나갔는데, 게임 속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캐릭터 이야기를 통해 징크스를 더욱 깊게 이해하게 됐다.
마력척결관에서 사일러스는 혈혈단신으로 혁명을 시작한다. 그러나 스토리가 진행되며 사일러스는 혁명가들의 리더로 성장한다. 사일러스를 플레이하며 LoL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사일러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혁명군에 새로운 동료가 합류할 때마다 사일러스의 기본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주문을 강화할 수 있는 콘텐츠는 이러한 성장 스토리의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다.
사일러스는 전투에 동행할 수 있는 두 명의 동료를 선택할 수 있는데, 선택된 동료는 전투 상황에서 사일러스의 마법 위력을 높여주거나, 자신의 능력을 제공해 사일러스가 더욱 다양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혁명가 집단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사일러스도 더욱 강해지게 되는 셈이다.
원작에서 데마시아 왕국은 정의와 도덕을 중시하는 국가로, 사일러스는 한때 자신이 섬겼던 왕국을 파괴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마법을 이용하는 악인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마력척결관을 통해 본 데마시아 왕국은 공공질서라는 명목 아래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시민을 탄압하는 국가였고, 부당한 감옥살이를 한 사일러스는 마법사들의 해방을 꿈꾸는 사상가였다.
마력척결관의 ‘전투’, 초보자도 즐거워
세계관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해서 매력이 떨어지는 게임은 아니다. 액션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라면 사일러스의 ‘사슬’을 활용한 호쾌한 액션에 얼마든지 빠져들 수 있다.
LoL에서 사일러스는 사슬을 활용해 상대에게 접근하거나, 상대 궁극기를 강탈해 스킬을 사용하는 등 짜릿한 손맛에 강점이 있는 챔피언이다. 이는 마력척결관에서도 그대로 구현됐다. 나아가 마력척결관에선 사슬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재미가 배가 된다. 기본적인 물리 공격은 물론, 이를 활용해 지형을 이동할 수 있다. 강탈한 스킬들을 재조합해 새로운 스킬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한데, 원소들을 조합해 30여종의 자체적인 스킬을 개발할 수 있다.
스킬 콤보가 복잡하지 않아 전투 난이도 자체는 쉬운 편이다. 하지만 전략적인 요소가 짙어 이용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마력척결관에는 원소 개념이 존재한다. 원소는 화염, 얼음, 바람, 폭풍, 자연, 신비로 구성돼 있으며 각 속성별로 상성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빙결 마법을 사용하는 적은 화염 마법에 추가 대미지를 받는다. 같은 속성의 마법에는 대미지를 받지 않는다던가, 물리 공격을 무시하는 등의 몬스터도 존재한다. 이로 인해 이용자는 전투 상황에서 어떤 마법을 강탈하고 사용할지 계속해서 고민해야 한다.
보스전은 꽤나 어려웠다. 보스들은 다양한 공격 패턴을 지니고 있는데, 속성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보스도 있다. 특히 보스 몬스터로 LoL 캐릭터가 등장할 때는 난이도가 더욱 상승한다. 이들은 쉬지 않고 스킬을 활용할 수 있고, 원작에 없는 스킬도 보유하고 있다. 이용자는 전투를 통해 상대의 상대의 공격 패턴을 파악하고, 변화하는 속성에 맞춰 다른 원소 마법을 사용해야 한다.
데마시아 탐험, 매력적이지만 아쉬움도
이용자는 마력척결관을 통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데마시아를 직접 걸어다니며 체험할 수 있다. LoL 세계관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더욱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탐험할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데마시아를 직접 돌아다닐 수 있는 첫 게임이라는 점에 가산점을 주고 싶다. 글과 LoL 챔피언들의 대사로만 접할 수 있었던 LoL 세계관을 직접 체험한다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반면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사일러스를 제외한 나머지 LoL 캐릭터들의 비중이 생각보다 낮아 캐릭터의 새로운 매력을 찾기 어려웠다. 또한 데마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별다른 특색이 없어 탐험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 세계관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신규 이용자들에게도 매력적이지는 않아 보였다.
라이엇 포지는 올해 LoL 챔피언을 주제로 한 2건의 게임을 더 출시할 예정이다. 여름 중 ‘에코’의 이야기를 다룬 ‘시간/교차’, 가을 중 ‘누누와 윌럼프’가 주인공인 ‘누누의 노래’를 PC와 콘솔로 출시한다. 마력척결관을 통해 LoL 캐릭터의 새로운 매력을 조명하는 데 성공한 만큼,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