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전투가 메인인 게임은 다양한 조작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미리 플레이 해 본 ‘워헤이븐’은 간단한 조작을 통해서도 중세 전투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넥슨은 지난 18일 판교에 위치한 GB1에서 워헤이븐 미디어 시연회를 진행했다. 자리에는 이은석 디렉터와 임덕빈 디렉터가 참가해 게임의 하반기 얼리 액세스(미리해보기)에 앞서 변경된 게임성과 개선점을 설명했다. 이후엔 약 2시간 가량 기자들이 직접 워헤이븐을 플레이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워헤이븐은 칼, 창 등 냉병기가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 ’헤러스’의 대규모 전장에서 ‘연합’과 ‘마라’ 두 진영이 16대 16으로 나뉘어 맞붙는 PvP(이용자 간 대결) 게임이다. 이용자는 일반 병사로 시작해 게임 내 쌓은 ‘공적’을 바탕으로 일정 시간 초월적 위력을 과시하는 ‘영웅의 화신’이 될 수 있다.
개발진은 게임 개발 단계에서 이용자가 실력과 상관없이 게임을 즐길 방법을 고심했고, 일반적인 PvP가 아닌 최대 32명이 참가할 수 있는 백병전 시스템을 선택했다.
이 디렉터는 “작은 규모의 게임보다 대규모 게임이 한사람 몫을 해야 되는 문턱이 낮다고 본다”며 “칼싸움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자는 게임 내 6종의 일반 병사와 4종의 영웅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일반 병사엔 ‘블레이드(칼)’, ‘스파이크(창)’, ‘워해머(망치)’, ‘허시(칼)’, ‘가디언(방패)’, ‘스모크(향로)’ 등이 있다. 병사의 특성은 공격과 지원, 치유로 나뉘어 게임 내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적을 처치하거나 아군에게 도움을 주면 공적이 올라간다. 일정 수치 이상을 달성하면 높은 위력을 가진 영웅으로 변신할 수 있다. 영웅에는 빠른 공격과 대시로 적을 제압하는 ‘마터’, 원거리 적을 조준해 공격이 가능한 ‘레이븐’, 말을 타고 빠르게 돌진해 다수의 적을 처치할 수 있는 ‘먹바람’, 아군 보호막 생성 및 다수 아군을 소생시킬 수 있는 ‘호에트’ 등이 있다.
게임 모드는 쟁탈전인 ‘파덴’과 ‘시한’, 점령전인 ‘겔라’로 구성됐다.
쟁탈전은 중앙의 거점을 점령하는 것이 목적이며, 제한 시간 내 중앙 A거점을 차지해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해야 승리할 수 있다.
점령전은 거점 점령에 특화된 모드로, 3개의 주요 거점과 부활 지점, 인간 대포(이동기)가 배치돼 있다. 상대보다 더 많은 주요 거점을 점령해야 아군 점수가 올라가고, 점수를 100%까지 먼저 채운 진영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직접 플레이한 워헤이븐은 간단한 조작법으로 짜릿한 손맛을 느껴볼 수 있는 게임이었다.
단순하면서도 간단한 스킬 조합과 조작 방법을 통해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공격에 성공했을 땐 상대의 몸이 절단되는 장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등 손맛에 깊이를 더했다. 묵직한 사운드도 게임의 몰입감을 높였다. 판당 소요되는 시간도 약 15분 정도로 짧아, 가볍게 즐기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
전투는 동시다발적으로 끊임없이 펼쳐졌다. 동 실력 간의 싸움에선 스킬이나 조합보다 더 많은 머릿수를 보유하고 있는 쪽이 훨씬 유리했다. 팀원들을 쫓아다니며 함께 싸우는 재미가 쏠쏠했다.
기자는 망치를 이용해 전투를 펼치는 워해머를 주로 플레이했다. 워해머는 기본 공격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한 방 한 방이 강력해, 묵직한 타격감을 느껴볼 수 있는 캐릭터였다.
전투에 변수를 줄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배치된 것도 게임의 재미를 높여줬다. 특정 거점을 점령하면 원거리 무기인 ‘대포’나 ‘대형 석궁’을 사용할 수 있는데, 거점에 상대가 많더라도 범위 공격이 가능해 아군을 지원할 수 있었다.
개인 기량에 따라 전황을 바꾸는 것도 가능했다. 공적을 쌓아 영웅이 되면 기본 병사보다 능력치가 압도적으로 높아 수적인 열세를 극복할 수 있었다. 특히 빠른 말을 타고 달리는 먹바람에겐 공격을 적중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먹바람의 지속 시간이 끝날 때까진 지형 위에 올라가거나 자리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다만 존재 이유를 찾기 힘든 방어 시스템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버튼만 누르고 있으면 어느 방향에서 날아오는 공격이든 쉽게 막아낼 수 있지만, 난전 상황에선 다른 이용자의 공격이 연이어 들어와 의미가 퇴색된다. 이로 인해 한 번이라도 무기를 더 휘두르고 사망하는 편이 팀에 이롭게 느껴졌다. 방어 시스템의 난이도를 높이는 대신 카운터 공격 등이 가능하도록 해 전투에 다채로움을 더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
한편 넥슨은 오는 6월 20일부터 27일까지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워헤이븐의 얼리 액세스를 무료로 공개한다.
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