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돌파’ 삼성전자 주가, 고평가 부담 커진다

‘7만원 돌파’ 삼성전자 주가, 고평가 부담 커진다

기사승인 2023-05-26 18:33:17
쿠키뉴스DB
한동안 횡보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로 진입하면서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반도체 불황을 벗어났다는 기대감 △AI(인공지능) 산업 성장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는 어느 때 보다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8% 오른 7만3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25일)에 이어 52주 신고가를 썼다. 종가기준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동안 횡보를 거듭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서 상승세를 타는 있는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26.67% 올랐다.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 배경은 반도체 재고 소진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황이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져서다. 한화투자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생산 감소) 공식화로 업계 전반의 공급 축소 기조가 본격화될 수 있다. 실제 포토레지스트, 네온 등 주요 소재들의 수입 중량이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며 “올해 2분기부터는 실질적인 공급량이 축소되면 재고자산이 소진되고, 그에 따라 가격 안정화(수요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리자산운용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이 하락세이지만 이는 시장에서 예측된 결과로서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AI(인공지능) 산업 성장에 따른 간접적인 수혜도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최근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주가도 함께 급등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10% 이상 올랐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인공지능 프로세서 GPU 공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업체다. GPU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삼성전자도 간접적인 수혜를 얻을 수 있다. 유안타증권 백길현 연구원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고사양 D램 수요 증가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고사양 D램에서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독보적인 것으로 파악되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재차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실적 대비 높은 주가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추정 PER(주가수익비율)은 
45.06배 수준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PER 수준(10.61배) 보다 4배 이상 높다. 업종 평균 PER(12.58배) 보다 높다. 

금융정보 분석시스템 퀀티와이즈(QuantiWise)와 하나증권은 만약 반도체 경기가 올해 1~2분기 바닥을 치고 반등한다는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내년 순이익은 올해 보다 189%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이익(순이익 44조3449억원)을 냈던 2018년 당시 이 기업의 주가는 6만원대에 머물렀다. 즉 내년 최대 이익을 낸다고 해도 밸류에이션은 고평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내년 삼성전자 순이익은 31조8009억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의 낙관적인 전망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1년 초 삼성전자는 장중 9만6000원을 돌파하는 등 ‘10만 전자’ 목전을 두고 있었다. 당시 일부 증권사는 12만원 가능성을 전망했고, 이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몰렸지만 주가 하락으로 상당수가 손실(평가손실)을 입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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