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5% “건강보험 보장성, 중증질환·필수의료 중심으로 확대해야”

국민 85% “건강보험 보장성, 중증질환·필수의료 중심으로 확대해야”

19일 ‘국민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 위한 정책 토론회’ 개최
82.4% “중증·희귀질환 위한 별도 의료비 기금 조성 동의”
“의약품 과용 빈도 낮추고, 약제비 환자 부담금 상향 필요”
정부, 조사·논의 반영해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 예정

기사승인 2023-06-19 20:12:24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래건강네트워크와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신대현 기자

국민 85%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제도를 위해 경증질환보다 암이나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과 필수의료에 건강보험 혜택이 더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처음으로 수렴한 것으로 그 결과가 현재 수립 중인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얼마나 담길지 주목된다.

19일 미래건강네트워크와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 5039명을 대상으로 국민건강보험에 대해 인식 조사한 결과가 공개됐다.

조사 결과 국민 85%가 건강보험 혜택이 경증질환보다는 중증질환 중심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63.6%(복수응답)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 및 가계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에’, 62.5%는 ‘중증질환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거나 삶의 질을 위협하기 때문에’라고 했다.

응답자의 78.8%는 건강보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보장률 수준을 현재보다 더 높여야 한다는 응답이 45.5%였고, 현재가 적절하다는 응답은 42.8%, 낮춰야 한다는 응답은 8.0%였다. 건강보험료 수준에 대해선 73.3%가 부담된다고 했다.

건강보험 재원이 1000만원이라면 이를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는 질문엔 평균적으로 중증질환에 661만5000원, 경증질환에 338만5000원을 배분하길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체 건강보험 재정 중 신약이나 신의료기술 재정 지출 비중을 높이는 데 대해 국민 81%가 동의했고, 87.9%는 중증질환 치료용 신약 개발 시 건강보험을 신속히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신약 및 신의료기술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한 이유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거나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91.2%)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향후 건강보험 개선 방향에 대해 응답자의 80.4%는 정부가 지원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했고, 82.4%는 정부 지원금으로 중증·희귀질환자 및 취약계층을 위한 별도의 의료비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은 피보험자인 국민이 납부하는 보험료 86%와 국고 지원 14%로 구성돼 있지만, 건강보험 재정 운영에 대해 그동안 피보험자인 국민의견 수렴은 이뤄진 바 없다”며 “건강보험 재정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피보험자인 국민들의 의견을 올해 예정된 정부의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수립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고령층과 저소득층이 중증질환에 취약하며, 1년간 중증질환 치료에 소요되는 평균 비용은 1156만원이다”라며 “건강보험 제도의 만족도, 외국인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젊은층과 고령층의 인식 차이 등을 아우른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건강보험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병호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선 방안 제안’ 발표를 통해 “건강보험의 기본 원칙은 중증·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라며 “이를 위해 경증·비필수의료의 경우 본인 부담을 상향하는 등 질환의 중증도, 개인 소득 수준에 따른 본인 부담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혜택 보장률을 정립하려면 중증질환 정의와 범위에 대한 의학적이고 사회적인 합의를 도출하고, 보장 우선순위를 유형별로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암·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구체적 방안 마련되길”

환자단체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올해 수립 예정인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반영돼 암, 중증·희귀질환 보장성이 강화되길 기대했다.

윤형곤 대한암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에서 1년간 중증질환 치료에 소요된 평균 비용이 115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암의 경우엔 억대의 치료비도 발생하고 있다”며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암,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보장성 강화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희귀질환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지닌 사회적 질환으로, 보장 확대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경증질환의 의약품 과용 빈도를 낮추고 약제비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금을 상향해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중증·희귀질환자 지원 확대에 활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와 논의 내용들을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녹여내겠다고 했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필수의료 서비스는 무엇인지, 재원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지, 신의료기술을 도입해 어떤 분야에 적용할지 등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면서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수립할 때 설문조사 결과나 그동안 나온 의견들이 대부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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