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여러 장기를 통해 신호를 보낸다. 몸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으니 살펴보라는 것인데, 귀에서 ‘삐’ 소리 등이 나면서 먹먹한 감이 드는 ‘이명’도 그 신호들 중 하나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명은 왜 발생하고 그대로 방치하면 어떤 위험이 있는지 정재호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물어봤다.
Q. 이명은 어떤 증상을 동반하나?
A. 이명은 사람마다 다양한 증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높은 기계음 같은 ‘삐’ 소리뿐만 아니라 날개 소리, 쉭쉭 거리는 소리, 맥박 소리, 휘파람을 부는 것과 유사한 소리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소리의 높이나 크기도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올 수 있으며, 이러한 소리들은 주변 환경에서 오는 의미 있는 소리가 아닌, 의미 없는 단순한 소리로 인식된다.
이명이 심해질 경우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리로 인한 스트레스, 수면장애,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가 생길 수 있다. 또 이명으로 인해 화가 나거나 불안, 우울 등의 정서적인 문제도 일어날 수 있다. 다만 환자가 자신에게만 들리는 소리가 음악이나 사람의 말소리 같이 의미 있는 소리로 인식된다면 이는 이명이 아니라 정신질환으로 발생하는 환청일 수 있다.
Q. 이명이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인가?
A. 이명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청력 손실과 연결되는 노화, 과도한 소음 노출 등이 이명의 흔한 원인이다. 더불어 귀의 손상, 이물질, 약물(항생제·항경련제·진통제 등) 부작용, 혈액순환 문제, 근육 문제 등도 이명을 유발할 수 있다. 이명은 때로는 두부 외상이나 척추 문제와 관련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이명이 한쪽 귀에서만 지속되는 경우 이경화증, 청신경 종양, 혈관 질환 등 특정 질환이 맞물려 있을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보다 정밀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박동성 이명은 귀에서 맥박과 일치하는 리듬으로 소리가 들리는 현상으로, 주로 혈관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혈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Q. 이명을 예방하는 좋은 생활습관은?
A. 이명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생활습관이 도움 될 수 있다. 우선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필요하다면 귀마개 등을 사용해 귀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또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살피며 정기적으로 운동해 혈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명에 집중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명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면 뇌가 이 현상을 더 중요하게 인식하게 돼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느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명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일상생활에 몰두하는 것이 좋다.
Q. 이명을 방치하면 어떤 위험이 있나?
A. 대다수의 이명은 난청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청력 손실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난청으로 인해 일상적인 대화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경우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외에도 이명은 수면장애, 불안,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감정적 문제나 사회적 고립, 집중력 저하 등의 심리적 영향으로 이어져 일상생활과 업무수행 능력에 지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명 증상이 나타나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와 조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Q. 이명의 진단·치료법은 무엇인가?
A. 이명의 진단과 치료에는 여러 단계가 포함된다. 증상과 병력을 확인하고, 청력 검사를 통해 이명의 특성을 알아볼 수 있다. 청각신경 경로의 구조적 문제나 혈관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MRI나 CT 같은 영상 검사를 추천할 수도 있다.
이명의 치료는 그 원인과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접근 방법을 요구한다. 보청기, 소리 치료, 이명 재훈련 치료, 인지 행동 치료 등 다양한 방법들이 활용될 수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는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경두개 자기자극, 경두개 전기자극 등 신경 조절 치료가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치료 방법들은 이명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정 원인에 의해 이명이 발생한 경우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중요하다. 박동성 이명의 경우 원인이 되는 혈관에 대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기저 질환으로 인한 이명이라면 해당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개별 상황에 따른 최적화된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