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서 즐기는 ‘클래식·인문학’ - 남대문교회서 ‘퇴근길 토크 콘서트’ - 서울시향, 헨델·하이든·베토벤 작품 연주… 지난 금요일 저녁 찬송가와 설교 말씀이 울리던 도심 속 예배당에서 헨델의 ‘수상음악’모음곡과 ‘왕궁의 불꽃놀이’서곡이 울려 퍼졌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서울역 앞 남대문교회에서 7일 ‘퇴근길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퇴근길 토크 콘서트 Ⅱ : 베토벤, 궁정에서 시민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연주회는 지난 6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 이어 두 번째 공연이다. 이날 공연은 서울시향 부지휘자 데이비드 이의 지휘로, 궁정 음악가 헨델과 하이든의 음악과 시민 청중을 향했던 베토벤의 작품이 함께 소개됐다. 피아니스트인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와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하상응 교수가 공연의 해설과 진행을 맡았다. 전석 매진을 기록한 콘서트에서 조은아 교수는 무대의 막을 올리며 “퇴근길 토크 콘서트는 서울시내 특색 있는 장소에서 일반 시민과 직장인들에게 인문학 전문가의 강연과 서울시향 연주자들의 음악을 함께 제공하여 바쁜 일상 속 여유로운 휴식과 문화체험의 기회를 선사하기 위해 기획되었다”면서, “청중의 진화를 담은 프로그램으로 영국왕실을 위해 작곡한 헨델, 에스테르하지 궁정에 소속되었던 하이든, 불특정 다수 청중을 향했던 베토벤의 음악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전반부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궁정 음악가 헨델의 ‘수상 음악’ 모음곡 제2번 중 혼파이프 풍으로 시작해 모차르트가 “영국의 자부심과 기쁨의 광경”이라고 극찬했던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중 서곡이 연주됐다. 웬만한 전문 콘서트홀 이상의 울림의 남대문교회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에게 헨델 음악의 장중함을 선사 했다. 이어 궁정 음악가이자 교향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이든의 교향곡 제44번 '슬픔' 중 1,3 악장이 연주되면서 공연을 절정으로 치달았다. 후반부에는 역경을 딛고 숭고한 고전주의 음악을 탄생시킨 베토벤의 작품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 중 2악장(편곡 야쿠프 코발레프스키)과 현악 사중주 제13번 중 카바티나(편곡 이재문), 교향곡 제8번 중 4악장이 울려 퍼졌다. 남대문교회 왕보현 장로는 “남대문교회는 1885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에서 태동한 한국 기독교의 첫 교회로 박태준 박사 등 수많은 음악가를 길러 낸 전통이 있다”며 “교회 건물은 1세대 근대 건축가인 박동진 선생이 설계한 고딕 양식의 석조 건물로 지난 1955년 건축을 시작해 1969년 완성됐으며 근현대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퇴근길 음악과 인문학 영성 가득한 교회의 방문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향은 2016년부터 시민 누구나 퇴근길에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서울 도심 주요 장소에서 연주회를 개최해 왔다. 수준 높은 연주와 깊이 있는 인문학 토크를 더해 매회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향은 지난 4월 연동교회를 시작으로 7월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과 남대문교회에 이어 오는 11월에는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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