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장애인 첼로 연주단, 사회에 감동과 희망을 전달해주길”

네오플 “장애인 첼로 연주단, 사회에 감동과 희망을 전달해주길”

장애인 첼로 연주단 '앙상블 힐'은 어떻게 탄생했나

기사승인 2023-07-14 06:00:02
지난 28일 경기 판교 넥슨 사옥에서 진행된 장애인첼로연주단 ‘앙상블 힐’ 창단식의 모습. 이날 창단식에서는 ‘던전앤파이터’ OST인 히링제도와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카르멘 서곡 등이 연주됐다. 넥슨

네오플이 장애인첼로연주단 ‘앙상블 힐’을 지난달 29일 창단했다. 이는 네오플이 지난 2020년 제주도 내 장애인 복지시설 4곳에 특수 차량 5대를 기부한 뒤로 3년 만에 이뤄진 장애 분야 사회공헌 활동이다. 게임사로는 최초로 장애인 연주단을 운영하는 네오플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쿠키뉴스가 담당자인 황종완 파트장을 인터뷰했다.

게임계 최초 장애인첼로연주단, 어떻게 창단됐나


앙상블 힐의 창단 배경은 그 희귀성만큼 특별했다. 황 파트장은 “장애인을 ‘단순 고용’하는 것의 영역에서 벗어나 ‘상호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는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더 나은 고용환경을 조성한다는 회사 차원의 방향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장애인 채용과 관련해 벤치마킹을 할 만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고민이 깊어진 네오플은 지난해 9월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업에 나섰다. 공단의 ‘장애인고용컨설팅’에도 참여했다. 효과적인 고용을 위한 직무 발굴에 적극 나선 것이다.

그 결과, 네오플은 서울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해온 장애인 연주단을 발굴했다. 해당 연주단은 이전까지 다양한 공연 활동을 해왔고 활동 취지 또한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네오플은 연주단 신설을 결정하고 해당 연주단의 중증 발달장애인 8명을 지난 3월 직접 고용했다. 황 파트장은 “연주단원들은 네오플 직원으로서 서울지사의 고용형태에 준해 동일한 복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장애인첼로연주단 앙상블 힐의 연습 모습. 넥슨

연주단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8년 전, 최영순 첼리스트가 중증 발달장애인 5명을 모아 재능기부로 첼로 레슨을 했다. 이는 장애인 첼로 앙상블의 시작이 됐다. 지금 연주단은 1st(3명), 2nd(2명), 3rd(2명) 세 파트로 나뉘어 7명의 첼로 연주자와 1명의 피아노 반주로 구성돼 있다.

황 파트장은 “대부분의 연주단원들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부터 첼로를 시작해서 대부분 15년 이상 첼로와 함께 살아왔다”고 말했다. 연주단원들에게 첼로는 친구이며 삶의 동반자이자, 사회와 소통하는 통로인 셈이다. 황 파트장은 “연주단원들은 모두 중증의 발달장애를 가졌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노력으로 장애를 극복하며 사랑과 희망을 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주단원들의 소통 노력도 돋보인다. 연주단원들은 자폐성 장애 특성상 상대방의 감정을 읽거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황 파트장은 처음 연주단원들을 맞춤훈련센터에서 만났을 때 어떻게 인사해야 할지 몰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연주단원들이 먼저 다가와 주먹 인사를 건넸다. 황 파트장은 “돌이켜 보면, 그 당시 너무 많은 고민과 생각으로 소통을 못하고 있던 사람은 본인이었다”며 “너무 깊게 생각하는 본인에게 그럴 필요 없다는 듯, 따듯하게 반겨주는 메시지 같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연주단의 공연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나

연주단은 이달부터 월 1~2회 외부공연을 앞두고 있다. 황 파트장은 “창단 이후 복지관이나 학교 등에서 많은 공연 제안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주단은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이 있는 초등학교·중학교의 발달장애 학생과 학우, 교사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장소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버스킹 형태의 힐링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연주를 듣는 많은 사람들이 치유 받을 수 있도록, 연주단원들은 주 5일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2일은 외부 합주실에서 지휘자 레슨을 통해 합주를 한다. 3일은 재택근무로 개인 파트를 연습한다.
 
게임계 최초 장애인첼로연주단 앙상블 힐. 넥슨

네오플은 “앙상블 힐이 연주단 명칭처럼 장애인에게 희망이 되며, 누구나 재능을 찾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되어주길 바란다”는 격려를 전했다. 장애 인식을 개선하고 더 나은 장애 고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취지이니만큼, 연주단은 우리 사회에 좋은 사회공헌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황 파트장은 “연주단원들이 네오플 소속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아름다운 첼로 연주를 통해 사회에 따뜻한 감동과 희망을 전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네오플은 지난 2015년 제주도로 사옥을 이전한 뒤 제주 지역사회 대상의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네오플은 조손가정아동 주거환경개선, 동문재래시장 친환경 생분해 비닐봉투 지원, 도내 소규모 아동복지시설 월동비 지원, 백혈병소아암 환아 지원, 디딤씨앗통장 적립금 지원, 방과 후 공부방 사업 지원, 청각장애아동 수어교육환경 조성 등의 사업에 나선 바 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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