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49재 앞두고 교사 2명 또 숨졌다

서이초 교사 49재 앞두고 교사 2명 또 숨졌다

기사승인 2023-09-02 12:45:40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를 앞두고, 현직 초등학교 교사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1일 경찰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쯤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현직 초등학교 교사 A(38)씨가 추락해 숨졌다. A씨는 발견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가 혼자 아파트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 뒤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올해로 14년 차 교사인 A씨는 서울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소속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다. 최근에는 질병 휴직 중이었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는 6학년 담임을 맡은 후부터 교직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3월부터는 연가와 병가 같은 휴가를 길게는 1달 이상 사용하기도 했다. 사망한 당일은 앞서 7월15일부터 시작한 질병 휴직이 끝나는 날이었다.


1일에는 전북 군산시에서 초등학교 교사 B(30대)씨가 숨졌다. 군산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25분 B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B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7시55분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해경은 B씨의 차량이 주차된 장소 인근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B씨의 휴대전화엔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 등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교직원노동조합 측은 진상 규명 촉구에 나섰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괴롭힘, 갑질, 차별 행위 등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엄정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단은 슬픔에 잠겼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두 분 선생님께서 왜 스스로 고귀한 목숨을 버리셨는지 수사당국뿐만 아니라 관할 교육청도 철저한 조사 및 수사를 통해 진상규명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교사가 왜 스스로 고귀한 목숨을 버렸는지 철저한 원인 조사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를 이틀 앞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일곱 번째 교사 집회가 열린다. 현장 교사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교육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교사들은 서이초 갑질 의혹 부모에 대한 처벌과 국회 차원의 아동복지법 개정을 촉구할 계획이다.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국회 앞에서 대규모 추모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교사들은 연가·병가·재량휴업 등을 내고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4일 임시 휴업하는 학교는 30개교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집단행동은 사실상 파업이라며 불법행위라고 못 박았다. 또 임시 휴업을 강행한 학교장이나 당일 특별한 사유 없이 연가·병가를 사용한 교원에 대해 최대 파면·해임 징계까지 가능하고 형사 고발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교사들과 교육부가 거세게 맞선 가운데, 두 교사의 사망으로 공교육 멈춤의 날 집회 참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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