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프로축구 입단 비리’ 10명 기소…‘벤투호 코치’ 최태욱도 불구속 기소

검찰, ‘프로축구 입단 비리’ 10명 기소…‘벤투호 코치’ 최태욱도 불구속 기소

검찰, 안산그리너스 프로 입단 뒷돈 확인해
대표팀 코치 최태욱 배임증재 혐의 재판행

기사승인 2023-09-14 09:51:23
이종걸 전 안산 그리너스 FC 대표. 연합뉴스

검찰이 프로축구 선수 입단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이종걸 안산 그리너스 FC 전 대표와 구단 관계자 등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검사 김현아)는 13일 배임수재 혐의로 이 대표와 안산 FC 전력강화팀장 배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안산 FC 대표는 올해까지 선수 2명을 입단하도록 하고 선수 부모와 에이전트 최모씨 등에게 50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와 롤렉스 시계, 현금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감독 임명 대가로 임종헌 전 안산 감독으로부터 9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안산FC 전력강화팀장 배씨는 입단 대가로 에이전트 최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수의 부친 홍씨는 입단 대가로 이 대표에게 벤츠 차량 대금을 공여한 혐의로, 전 국가대표코치 최태욱과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 최씨는 에이전트와 공모해 제자였던 선수의 입단 대가로 이 대표와 임 전 감독에게 금품을 공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앞서 경찰에서 불송치한 에이전트 최씨의 사기 사건을 전면 재수사해 K리그1, K리그2 프로 축구구단과 지도자들이 구단에 입단하는 선수 측으로부터 인사비, 발전기금 등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고도 이를 관행으로 치부하는 고질적인 병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일부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프로구단에 입단시켜준다고 거짓말해 금품을 편취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시민구단의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구단의 필요와 전혀 무관한 선수를 입단시키면서 금품을 수수하거나 감독직을 대가로 금품을 상납받는 경우도 있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임 전 감독을 배임수재와 사기,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같은 날 신모 전 연세대 축구부 감독, 신모 프로구단 수석코치, 김모 숭실대 축구부 감독 등 3명도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이들은 모두 에이전트 최씨로부터 프로구단 입단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비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에이전트 최씨는 지난달 14일 배임증재,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임 전 감독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에이전트 이모씨는 해외로 도피해 현재 기소중지 상태다.

최태욱 전 축구대표팀 코치. 대한축구협회(KFA)

한편 프로축구연맹은 현재 기술연구그룹(TSG)에서 활동중인 최 코치를 업무에서 즉시 배제했다. 연맹은 향후 재판 과정과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의 판단 결과를 종합해 추가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최 전 코치를 TSG 업무에서 곧바로 배제시켰다”며 “경위서로 확인한 뒤 향후 상벌위원회를 연맹 또는 대한축구협회(KFA)에서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최 전 코치의 혐의에 충분한 범죄행위가 존재한다고 보고 정식 재판을 요구했다. 부정한 청탁을 위해 뇌물을 공여했다는 배임증재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다만 최 전 코치는 당장 구속은 면했다.

2014년 K리그1 울산 현대에서 은퇴한 뒤에는 울산의 유소년 스카우트를 시작으로 K리그2 서울 이랜드 유소년 코치 등 지도자로 변신했다. 2018년에는 파울루 벤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는 대표팀 코치로 선임돼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행에 기여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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