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오너’ 문현준 “이번 롤드컵, 지금 멤버들과 꼭 우승하고 싶어요” [쿠키인터뷰]

T1 ‘오너’ 문현준 “이번 롤드컵, 지금 멤버들과 꼭 우승하고 싶어요”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3-09-24 08:37:19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 사진=차종관 기자

T1은 지난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1라운드에 6승 3패로 3위를 기록했지만, 팀의 중심인 ‘페이커’ 이상혁이 손목 부상으로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포함 8경기에 결장했다. 이 기간은 T1은 1승 7패로 부진하면서 플레이오프도 간신히 올랐다.

턱걸이로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오른 T1은 이상혁의 복귀 후 완벽하지 않아도 이전의 퍼포먼스를 일부 찾았다. 플레이오프 가장 밑단계부터 시작한 T1은 결국 강팀들을 꺾고 결승전에 올랐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젠지e스포츠에게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소기의 성과는 분명히 있었다.

이제 T1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2023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최근 2년간 우승을 코앞에서 놓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소환사의 컵(우승컵)’을 들어겠다는 각오다.

지난 20일 T1 사옥에서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을 만났다. 문현준과 함께 서머 스플릿과 다가오는 롤드컵 무대에 대한 각오를 들어봤다.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 사진=차종관 기자

문현준은 “이번 연도에 처음으로 본가를 갔다. 굉장히 오랜만에 휴가를 받아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고 계속 바쁘게 놀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휴가를 즐겼다”라면서 “스포츠를 좋아해서 스크린 야구, 스크린 골프, 축구, 볼링, 당구 등 모든 스포츠 활동은 거의 다 하고 왔다. 게임은 전략적 팀 전투(TFT)만 조금했다. 휴가 기간에는 LoL을 잘 하지 않는다. 시원하게 잘 놀고 왔다”고 비시즌 근황을 전했다.

문현준은 서머 시즌을 돌이켜 보며 “사실 아카데미에서도 (단기간에) 많은 패배를 해본 적이 없다. 계속해서 이겨왔던 만큼 단기간에 많은 패배가 많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라면서 “아무리 (이)상혁이 형이 없다 하더라도, 1승 7패를 한 것은 힘들었다. 그래도 상혁이형과 같이 롤드컵을 바라봐야 하는 만큼 (남은 팀원들끼리) 한 마음으로 뭉치려 했다. 상혁이형이 돌아와서 (롤드컵을) 2시드로 가게 돼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경험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원들과 함께 오래 합을 맞춰왔고, 우리가 연패나 안좋게 경기를 지면 다 같이 모여 얘기를 하며 (속내를) 터는 편이다”라면서 “부족한 부분을 다 인정하면서 넘어가는 편이다. 솔직하게 얘기를 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넘어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머 시즌을 정리하며 “패배했을 때의 분함, 승부욕 같은 부분이 더 끓어오른 것 같다. 프로가 된 느낌이 더욱 들었다. 어떻게든 굉장히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라면서 “이전에는 자기 라인만 신경 써야 했다면, 서머 시즌에는 다른 라인을 챙기는 게 미숙했다는 걸 느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하고, 원활하게 플레이를 해야할지 배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그는 “마인드적으로 많이 배웠다. 아무리 성적이 좋지 않았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는 걸 보면서 ‘이게 팀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 사진=차종관 기자

비록 T1이 서머 시즌에 위기를 겪었지만 2023 LCK 서머 스플릿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LCK 전체 2순위로 롤드컵 무대에 나가게 됐다.

데뷔 후에 단 한 차례도 롤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는 선수들이 태반인데, 문현준은 2021년 데뷔 이후 3년 연속 롤드컵 무대를 진출하게 됐다.

그는 롤드컵에 대해 “사실 내가 어릴 때는 LoL 대회를 보지 않아 롤드컵이란 대회가 있는 지도 몰랐다“라고 웃음을 지으며 ”프로 연습생이 되고, 롤드컵에 대해서 알게 된 이후부터는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꿈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많은 중요한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가 롤드컵”이라고 전했다.

2021년 데뷔한 문현준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떨친 것도 같은 해 열린 롤드컵 무대다. 국내 리그에서 주전과 후보를 오가던 문현준은 2021 롤드컵부터 본격적으로 팀의 주전 정글러로 활약했다. T1은 당시 4강에서 담원 기아(현 디플러스 기아)에 2대 3으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문현준을 비롯한 신예 선수 발굴을 성공하기도 했다.

문현준은 2021년 롤드컵에 대해 “그때의 나는 사실 아무런 데이터가 없이 짐승적인 플레이만 했다. 방어하는 것 보다 공격하는 게 더 쉬웠다. 거침없이 경기를 하다보니 더 잘하는 것 같다”라며 “초심자의 행운처럼 신인이 떠는 것 보다 거침없이 하는 게 더 좋다 생각해 플레이했는데 더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당시에는 굉장히 만족했던 시즌이었고, 나름 할 수 있던 플레이를 보여줬던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그는 지금과 그때의 차이에 대해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방이 어떤 플레이를 좋아하고, 어떤 플레이를 선호하는지 데이터가 수집됐다. 주위의 이야기 없이 ‘이 플레이는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잘 들 때도 있다. 2021년도처럼 거침 없이 하는 플레이 보다는 게산적이고, 확률적인 수치에 기대서 하는 플레이가 굉장히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DRX에게 2대 3으로 패배, 다 잡은 우승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문현준은 “큰 무대의 결승전이었다. 너무 많은 관중과 사람들이 있다보니 무대에 압도를 당해 긴장을 많이 했다. 그래서 해야 하는 플레이를 제대로 못하고 실수가 많이 나왔다. 너무 바보같이 쫄아있었다”라고 아쉬워했다.

문현준은 아쉬운 상황에서도 배운게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은 그런 부분에 익숙해지고 깨달은 게 있다. 더 잘할 수 있는 확신도 있고 자신도 있다. 겁내지 않고 당당하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 많은 대회를 거치면서 적정선을 찾아가고 있기에 (이번에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 사진=차종관 기자

현재 T1은 이상혁을 비롯해 ‘제우스’ 최우제와 ‘케리아’ 류민석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로 인해 T1은 현재 스크림 등 팀 연습이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문현준은 “나도 휴가에서 복귀한 지 2, 3일 밖에 되지 않아 메타 파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차출된 선수들로 스크림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개인적인 연습은 하나하나 빠짐없이 하는 선수들이다. 워낙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만큼 내 할 것만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롤드컵은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숱한 국제 무대를 해외에서 치른 문현준은 한국에서 치르는 국제전을 두고 “작년 롤드컵까지 해외에서 하다보니 한국 팬들을 많이 접할 수가 없었다. 환경이나 먹을거리 이런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꼈다”라면서 “이번에는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이라 더 좋다. 음식이나 환경도 매일매일 살아온 것들이라 좋을거라 생각하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 특히 많은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환경 자체가 편해서 컨디션 관리도 더욱 쉽기도 하다”고 얘기했다.

롤드컵 무대에서 T1은 2021년에는 4강, 2022년에는 준우승을 거두는 등 한 단계씩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문현준을 포함 T1 선수들은 이번 롤드컵에선 우승을 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가 끝나면 계약이 끝나는 선수들이 여럿 있어, 이번 만큼은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기도 하다.

문현준은 “잘하는 팀원들과 2~3년을 같이 해오면서 저점이 준우승일 만큼 많은 결승을 가고 많은 대회를 뛰면서 좋은 추억도 남겼다. 하지만 우승을 한 기억이 별로 없다. 4강, 준우승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우승을 해야 좋은 결말일거란 생각이 든다”라며 “팀원들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롤드컵 우승을 한다면 벽을 깰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 같다. 또 이번 연도에 계약이 끝나는 친구들이 좀 있는 만큼 이 멤버로 한 번쯤은 우승을 해서 같이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끝으로 그는 “오랫동안 하면서 우승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롤드컵에 가서 우승을 하게 된다면 다사다난했던 상황의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멤버들과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 다들 간절한 마음이 굉장히 많을 것 같다. 모든 경기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했지만, 이번 만큼은 누구도 후회하지 않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오너 “꼭 이 멤버들과 함께 우승을 한번 해보고 싶다” | 쿡깸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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