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서 모인 ‘걸그룹 원석’…“세상을 바꿀 음악”

11개국서 모인 ‘걸그룹 원석’…“세상을 바꿀 음악”

기사승인 2023-10-04 17:08:06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참가자 18인. 하이브

“의미 있고 귀에 쏙 들어오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는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글로벌 걸그룹을 꿈꾸며 한국에 온 벨라루스 소녀 일리야의 각오다. 일리야는 4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이하 드림 아카데미) 팬미팅에서 ‘어떤 그룹에 합류하고 싶냐’는 팬들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드림 아카데미’는 그룹 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르세라핌 등을 배출한 ‘K팝 큰손’ 하이브가 미국 게펜 레코드와 손잡고 제작하는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6000 대 1 경쟁률을 뚫고 20여명의 소녀들이 글로벌 걸그룹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첫 미션에서 살아남은 18명은 지난달 12일 한국 땅을 밟았다. 하이브에 따르면 이들은 이달 중순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K팝 육성 시스템을 경험한다.

두 번째 탈락자 발표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참가자들에게선 긴장한 기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키는 “‘드림 아카데미’ 합격 소식을 듣고 매우 신났다. 내겐 무척 특별한 기회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마키는 그룹 갓세븐 멤버 뱀뱀, 블랙핑크 멤버 리사 등을 배출해낸 태국 출신이다. 스위스에서 온 마농은 “전문적으로 춤과 노래를 배운 경험이 부족해 걱정했는데, (‘드림 아카데미’ 측이) 내 잠재력을 알아준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참가자들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가운데). 하이브

K팝 기획사가 해외에서 아이돌 그룹을 제작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다국적 멤버들 모아 글로벌 그룹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참가자가 모였다. 스위스, 스웨덴, 아르헨티나, 벨라루스, 브라질 등 한 번도 K팝 가수를 배출해내지 않았던 지역은 물론, 인도계 미국인이나 한국·일본계 미국인 등 복잡한 정체성을 지닌 이들도 ‘드림 아카데미’에 모였다.

하이브는 이런 문화적 다양성을 ‘드림 아카데미’의 간판으로 내걸었다. 인도계 호주인 에즈렐라는 “어렸을 때부터 인도 음악을 무척 좋아했고 영감도 많이 받았다”며 “데뷔하면 인도 악기나 멜로디를 (내 음악에) 반영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음악 프로듀싱에 관심이 많다는 스웨덴 소녀 렉시는 “라틴과 중동 음악, 그리고 있지·스트레이 키즈·뉴진스 등 K팝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귀띔했다.

‘드림 아카데미’는 다음 달 18일 막을 내린다. 이에 앞서 이달 9일 두 번째 탈락자가 드러나고 21일엔 세 번째 미션이 공개된다. 하이브 관계자는 “세 가지 미션과 피날레 쇼를 거쳐 최종 데뷔할 걸그룹은 다양한 지역적 인종적 배경을 가진 만큼 한국과 미국은 물론, 멤버들 소속 국가와 문화권 전역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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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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